“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욕설 함께 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의 평온과 자유 깨고 있어”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양산 덕계성당 미사. 돌아오는 길에 양산의 오래된 냉면집 원산면옥에서 점심으로 냉면 한 그릇"이라는 글과 함께 근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로, 보통 시민으로 돌아온 후 주말 미사에 참석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비난하는 보수단체 집회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반지성"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 등장한 "반지성주의"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 10일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비해 경찰은 2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평일에는 하지 않던 차량통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문 전 대통령 내외와 사저를 보기 위해 마을에서 2㎞ 떨어진 통도환타지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걸어서 마을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이후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와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등의 집회가 매일 같이 이어져 사저 인근 주민들의 탄원과 112 신고도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기준, 소음을 막아 달라는 신고가 50건 넘게 접수됐다. 이에 경찰은 해당 단체에 야간 시간대 확성기 사용에 대한 제한 통고를 발령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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