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가상자산) 투자자 28만명이 700억개에 달하는 루나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폭락 사태에 대해 거래동향을 주시하며 투자자 보호에 나서겠다고 17일 밝혔다.
고승범(사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루나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 대책 및 투자 손실 규모 파악에 대해 질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고 위원장은 "법적으로 제도화가 되어 있지 않다보니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는 있지만, 가격이나 거래 동향이라든지 숫자 현황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업자 등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가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시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루나와 관련해 거래량, 종가, 루나와 테라를 보유한 투자자수, 금액별 인원수 등 현황파악을 요청했다. 아직까지 산업을 규정하는 법 조차 없어 금융당국에서 규제할 근거가 없지만, 사태가 산업전체로 번질 것을 우려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또한 고 위원장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사태의 손실 규모를 묻자 최근 기준으로 루나 이용자가 28만명으로 추정했다. 이들이 보유한 700억개의 루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와도 논의해 투자유의(에 대한 고지)나 이런 부분이 잘 되로록 하려 한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논의 과정에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 필요성도 역설했다. 고 위원장은 "법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완벽하게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가상자산업법에 대한 제정 논의가 진행될 테니,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율체계나 방향에 대해서도 같이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통화와 연동하도록 설계한 가상화폐를 뜻한다. 최근 업계에서 한국산 코인으로 분류되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와 자매코인 루나가 불과 며칠 만에 가치가 '0'에 수렴하면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윤창현 의원은 지난 5년간 가상화폐 541종이 상장폐지 된 점에 대해 투자자 피해액이 1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에 고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가상자산업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근거법이 없어 별도 조치가 어렵다"며 "투자가 자기 책임 영역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이 각별히 유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이영석기자 ysl@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