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보궐선거 당선으로 당권주자로 부상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경기지사 선거 패배와 관련해 "강용석과의 단일화 무산 외에도 패배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며 "당권 도전 부분 제대로 빠른 시간 내 정비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캠프 해단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은혜 전 경기지사 후보가 패배한 것과 관련해서 "어느 한 가지 원인 때문에 패배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굉장히 많은 원인들이 한꺼번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변호사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가 수용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단일화를 제안했던 것에 대해 "저는 정치공학적 입장에서 말씀드린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여러 상황을 살펴보면 지금 현역 정치인 중에 당 대표로서 가장 많이 전국 선거 지휘해본 사람으로서, 저 나름대로 지금 국면에선 이런 방법이 더 좋지 않은가 그렇게 제안했던 것"이라며 "제가 지도부가 아닌 이상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의견을 낸 차원"이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서 전당대회에 도전할지에 대해서는 "바로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다 보니 이제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 지역사무소라든지 심지어 의원회관 내 방 구성, 보좌진 구성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돼 있지 않다"며 "당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직책을 갖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은 국민의힘이 더 많은 국민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당이 되고 또 지지기반 넓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특정 계층을 대변하기보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어안을 수 있는 정당, 또 자기 머릿속 세계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실제 세계에서의 현실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문제를 푸는 최선의 방법 찾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핵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희망 상임위원회로는 외교통일위원회를 꼽았다. 안 의원은 "제가 19대 국회는 보건복지위원회, 20대 국회교육 쪽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서는 외통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최근 몇년간 가장 큰 세상을 바꾸는 힘은 바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전쟁에서 왔고,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생존전략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지금처럼 외교와 과학기술과 안보와 경제가 하나로 합쳐지는 인류역사상 처음 보는 상황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저는 다른 모든 분야에 대한 전문성 다 갖고 있는 사람이니, 제가 제일 잘할 수 있고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에 가장 큰 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당선 후 이 대표와 첫 대면하는 것은 6일 국립현충원이 될 전망이다. 안 의원은 "제가 당선 되고 나서 바로 감사 인사를 드리다가 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한 몇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를 집에서 쉬었다"며 "그러다 보니까 일단 우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말씀 나눴고, 이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라든지 의원들은 당장 내일 현충원에서 만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안철수 캠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