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법제사법위원장 반환 요구
민주당 거부에 팽팽한 대치 형국
尹정부 1기 내각 구성까지 차질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공전만 반복하면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막바지 국회 인사청문회도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 자리를 바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법제사법위원장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며 국회의장 선(先) 선출을 주장하고 있어 여전히 팽팽한 대치 형국을 보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나라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여당이 해야 할 최선의 선택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즉각 국회의장을 선출해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민생과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내일이라도 국회를 열어 여야가 통크게 손잡고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후반기 국회 의장 후보자로 5선의 김진표 의원을, 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 4선의 김영주 의원을 선출한 뒤 본회의 표결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 구성 협상에 대해 "민주당의 (내홍) 상황을 알면서 우리 입장만 계속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주중 본격 협상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박 직무대행의 국회의장 선출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는 "현충일 추념식에서 박 직무대행에게 '그건 안 된다. 상임위 협상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법사위원장만 국민의힘에 주면 의사일정이 일사천리 진행될 건데 왜 그런 고집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만 넘겨 받으면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은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례상 의석 수에 따라 민주당이 11석, 국민의힘이 7석을 갖는 방식이다. 권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여야 배분 문제에 대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1·2당이 나눠 갖는 건 국회 전통이고, 민주당이 약속한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후반기 국회 임기가 시작되기 전 원 구성 협상 타결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는 "만약 안 되면 그건 결국 원내 제1당인 민주당 책임"이라며 "민주당이 약속을 파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에 국회의장-법사위원장 1당 독식 불가론을 제기하면서 "민주당은 상황의 위중함과 국민의 기대를 인식하고. 즉시 국회 원 구성에 함께 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야 원 구성 협상이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윤석열 정부의 내각 구성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국회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 후보자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제출 시한이 지난 김창기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8일쯤 요청할 계획이다. 다만 국회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재송부 기한에 얼마나 여유를 둘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박 후보자와 김승희 후보자의 인사청문 기한은 각각 오는 18일과 19일이고, 김승겸 후보자는 18일까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창기 후보자 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은 법에 따른 절차"라며 "지금까지는 통상 3일 이내로 기한을 정해 요청했으나, 국회 원구성이 돼 있지 않아 기한을 며칠로 정할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자 등은 시한까지 원 구성이 되면 청문회를 통해 임명 절차를 밟겠지만, 그래도 안되면 다음 상황은 더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원 구성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