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그룹 투자 SK에 호재
배터리·메모리반도체 확장 기회
글로벌 M&A 등 공조 가능성도
배터리·메모리반도체 확장 기회
글로벌 M&A 등 공조 가능성도
SK그룹이 지분을 투자한 베트남 1위 민영기업 '빈그룹'이 인텔과 손잡고 미래차 역량을 키운다. 미국과 베트남 기업이 미래차 시장 공략을 위해 동맹을 맺은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IT(정보기술) 기업 간 합종연횡이 갈수록 다양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SK 등 국내 기업의 위상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최대그룹인 빈그룹은 지난달 31일 미국 반도체전문기업 인텔과 자율주행·전기차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빈그룹의 배터리회사인 '빈에너지솔루션'과 빈그룹의 완성차 자회사인 '빈패스트'의 전기차 제조를 위한 스마트 팩토리 IoT 솔루션을 만들기로 했다. 또 빈패스트 출시 차량에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ADAS와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자율주행과 전기차 개발에 강한 의지를 가진 빈그룹과 첨단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려는 인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빈패스트는 내년부터 100% 전기차 생산 방침을 밝힌 만큼 소프트웨어 기술이 절실하다. 인텔 역시 차량용 반도체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어 완성차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빈그룹과 인텔의 협력은 그간 빈그룹에 투자해온 SK그룹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 2019년 약 1조1980억원에 빈그룹 지분 6.1%를 인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빈그룹이 미래차 경쟁력을 키워 사업을 확장하면 SK그룹 역시 베트남 사업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 SK온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SK실트론 등은 전기차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SK E&S 역시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을 늘리는 중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파이낸셜 스토리'를 주장하며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친환경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조만간 빈그룹, 인텔 등과 친환경차 협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미국, 베트남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 역시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주 요인 중 하나다.
배터리와 IT 분야에 강점이 있는 국내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업체들의 러브콜을 꾸준히 받고 있다.
미국 지엠의 경우 LG전자를 비롯해 퀄컴 등과 협력해 친환경·자율주행차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며, 포드는 SK온과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BMW 등과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협력 성과를 거둔 바 있으며,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는 빈그룹과 긴밀한 협력관계인데다 인텔과도 많은 협력을 해온 만큼, 이 세 업체가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와 인수·합병(M&A) 등에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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