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까지 패배하면서 민주당의 내홍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출국했지만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하는 등 당 중앙과 접촉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의원과 가장 대등하게 경쟁했던 만큼 연패를 당한 민주당을 수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혔던 이 대표이지만 지난 3월부터 추진했던 미국 유학을 지체하지 않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는 1년간 조지 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사람은 국내가 걱정스러운데 어떻게 떠나냐고 나무라고, 어떤 사람은 왜 아직까지 안 갔냐고 하는 분도 있다"며 "공부를 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고, 국내 여러 문제는 책임 있는 분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엄중한 상황이라는 질문과 민주당 내 계파 갈등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당내 '친명' 지지층을 겨냥한 듯 "어떤 사람은 경멸하고 증오하고,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며 "이것을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강물은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찾고, 끝내 바다에 이른다"며 "지지자 여러분도 그러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크게 패하는 과정에서도 신승해 정치 능력을 검증받은 김 당선인은 같은 날 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하는 등 당 가운데로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김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이제까지 대한민국 역사를 만들어오는 데 큰 전통을 가진 것처럼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먼저 개혁과 변화를 한다면 국민에게 다시 지지와 사랑을 받는 정책정당과 민생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민주당이)전통이 있고 그동안 많은 역경을 극복한 것을 보면 대선·지선의 결과에 대해 충분히 성찰하고 당의 개혁 방안을 잘 만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정치교체추진위원장을 맡은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와 개혁을 먼저 선도적으로 할 수 있다면, 국민에게 신뢰받는 민생정당으로 변모할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며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 당선인과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위원장은 7일 회담을 하고 당선인의 도지사직인수위원회에 국민의힘 측에서 인수위원으로 참여키로 합의했다.임재섭기자 yjs@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과 지지자들 앞에서 발언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