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 서울 보선·대선 단일화 승리, 지방선거 견인·인수위 쉴틈없이 달려"
"사람 만남은 의정활동 필수, 당권 생각해선 아냐…국힘 혁신? 선거결과 자만 말아야"
외교통일위 지망 "미중 과학기술 패권경쟁 속 공헌, 글로벌 경험 많아"
"사람 만남은 의정활동 필수, 당권 생각해선 아냐…국힘 혁신? 선거결과 자만 말아야"
외교통일위 지망 "미중 과학기술 패권경쟁 속 공헌, 글로벌 경험 많아"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435호실 마련된 사무실을 첫 방문, 취재진에게 현장 백브리핑하면서 '앞으로 당권 도전 여부나 계획'에 관한 질문을 받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들을 나누고 서로가 가진 생각들을 공유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옛 국민의당 대표·대선후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직을 거쳐 국민의힘에 뿌리 내리기 시작한 자신을 당내 '신인'에 빗댄 셈이다.
안 의원은 "저는 기본적으로 어떤 새롭게 정치를 시작을 할 때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아는 과정이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첫번째 단계라 생각한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국민의힘의 여러 의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봐야 되겠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지만, 그게 무슨 지금 당권 관련이거나 그런 거는 전혀 아니다. 의정활동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런 목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뵈려고 하는 것"고 선을 그어뒀다.
그는 향후 행보를 언급하기에 앞서,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 과정에서 자신의 기여를 자평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제가 1년 반 정도 한번 돌이켜 봤다. 처음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패색이 짙었을 때 그때 나와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로 이끌면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만들었다"며 "또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중요한 현 정부가 꼭 성취해야 될 시대정신에 대해 정리하고 그것을 국정과제화하는 인수위원회를 이끌었다"며 "그리고 또 곧바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뛰어들어서 경기도 및 수도권 선거를 나름대로 열심히 견인하는 역할들을 하는 그런 것들의 연속이었다. 1년 반 정도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온 것 같다"고 회고했다.
안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 중 외교통일위원회를 현재도 선호하는가, 일각에선 전문성이 없다고 지적한다'는 질문에는 "몇년 전과 비교해 지금 굉장히 많이 세계가 바뀌고 있다. 예전엔 외교면 외교, 과학 기술이면 과학기술 다 이렇게 따로따로 전공 분야들이 존재했다면 이젠 미국과 중국의 과학기술 패권 전쟁이 시작되면서 외교·과학기술·안보와 그리고 경제가 하나로 뭉쳐지는 인류 역사상 처음 보는 광경들을 지금 맞닥뜨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다 보니까 이젠 외교 문제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서 죽고 사는 문제를 다루는 분야가 됐다"며 "가장 중요한 그리고 또 제가 말씀드린 분야들, 예를 들면 과학기술 분야라든지 여러 분야들이 제가 전공을 가지고 있는 분야 아니겠나. 그래서 저는 충분히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 분야도 저 같으면 저는 미국에서 학교를 나왔고 독일에서 마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방문학자를 했었고 일본과 비즈니스를 하고 중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등 아마 국회의원 중에 저보다 글로벌 경험이 많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가 외교 분야라든지 글로벌 감각적인 분야에서 비전공자라는 말은 참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준석 당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위원회 운영에 관해선 "당은 계속 혁신해야죠"라며 "꼭 이뤄야 할 시대 정신을 반영하도록 정당이란 것이 계속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 그런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당의 혁신이 범위가 굉장히 넓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오는 2024년 총선 공천 제도 등으로 논의가 국한되는 것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당이란 것은 어떤 특정 계층을 대표하기 마련인데 지금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로 힘든 사회·경제적인 약자들을 대표할 수 있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인 대안들을 만들어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두번째론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인 '낡은 이념 지향적인 정당'에서 탈피해야 되는 것이 또한 굉장히 중요한 혁신 과제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소위 '낡은 이념지향 정당'에 대해선 "자기가 머릿속에 가진 어떤 세상과 똑같은 세상을 현실에서 만들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이 생기고 여러 가지로 문제들이 많이 생기는 게 바로 지난 문재인 정권 때 문제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머릿속에 이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현실에서 내가 직접 바라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 문제를 푸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는 일종의 실용정치 정당이 돼야만 이제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을 내세웠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혁신 방향에 관해선 "지난 대선도 마찬가지고 이번 지선도 (계속해서)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승리를 가져다 주진 않았다"며 "일단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국민에게 필요한 개혁을 하라고 힘을 실어주지만 동시에 그것을 자만심을 갖고 교만해지지 않도록 또 나름대로 제어 장치를 만들어주신 것이 국민의 현명한 판단"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이 부분은 저는 국민의힘이 잘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나름대로 대승을 거뒀다고 해서 절대로 자만하면 안 된다. 오히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되는가 그것을 고민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그리고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 국민들께 혜택을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당내 '공부 모임'과 포럼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부인하면서도 "저는 지난 10년간 정치하면서 항상 했던 것이 국민의당 경우를 봐도 알겠지만 그때 매주 수요일마다 강사들을 초빙해 같이 공부하는 모임, 그리고 그 공부하는 내용 자체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많은 국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부모임들을 거의 한순간도 빼지 않았다"며 "그런 것들은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향한 소위 '자기정치' 논쟁에 관해 "아마 다 제가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생각이 있겠죠"라면서 "결과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은 중요한 것이 어떤 가시적인, 상호 호혜적인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 양쪽 국가에 다 도움이 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나. '방문했다 왔다' 그것만은 의미가 없고 아마 그 목적으로만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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