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러시아 행태 개탄하지만, 전쟁중 우크라 방문은 아주 민감한 문제"
"여당대표라면 국익 우선해야…홍콩시위 참여로 '분칠'하던 야당정치인 아니다"
"'기차는 간다'니, 국익위협 폭탄 실린줄 모르고 철부지 발언…이젠 '정리'할 때"
"여당대표라면 국익 우선해야…홍콩시위 참여로 '분칠'하던 야당정치인 아니다"
"'기차는 간다'니, 국익위협 폭탄 실린줄 모르고 철부지 발언…이젠 '정리'할 때"
이준석 대표는 지난 3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 대표단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출국, 현지 일정을 소화한 뒤 8일부터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현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전후(戰後) 재건사업 참여 등 한국에 대한 요청과 제안들을 전달받았다고 SNS를 통해 밝혀왔다.
다만 우크라이나 방문 기간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親윤석열)계 중진들이 대통령실·정부와의 긴밀한 협의가 부족했다거나 여당 대표 역할의 우선순위를 지적하며 논란도 동시에 일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고려해 '일방의 편을 들어선 곤란하다'는 정 전 부의장의 언급에 이 대표는 '러시아 역성들기, 기회주의'라는 취지로 맞받았다.
이 가운데 이인제 전 의원은 전날(7일) 페이스북 글로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는 것은 아주 민감한 문제다. 개인 이준석, 하다 못해 야당 대표 이준석이라면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제 여당"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사실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유린하고, 군인도 아닌 민간인을 살상하는 전쟁범죄를 서슴치 않는 러시아의 행태를 개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라며 "그러나 여당 대표라면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즉 국가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중(反中)시위로 우산혁명이 한창이던 홍콩을 방문해 자신의 이미지를 '분칠'했던 추억이 그를 우크라이나로 이끌었을지 모른다"고 짚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 '홍콩 자유화' 시위 현장에 동행한 뒤, 국내 정치 무대에서 해당 경험과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연계해 "민주주의와 인권이 절대 가치"라는 견해를 피력해왔다. 다만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 계기로는 친윤계를 겨냥한 메시지에서 "저는 대한민국 외교부와 정부 입장을 숙지하고 그 범주내에서 활동 중"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내내 '자유'라는 단어 하나를 중심으로 소통했다"고 달라진 어조를 보였다.
이 전 의원은 일련의 행보를 '분칠'로 꼬집은 셈이다. 그는 "그러나 그때(홍콩 자유화 시위 당시) 그는 야당 정치인이었다. 착각하면 안되는 일"이라며 "'전후 복구를 상의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지금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언제 전쟁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무슨 잠꼬대같은 소리인가. 또 전후복구를 무슨 여당 대표가 상의할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하나회 숙청을 단행하던 시절 남긴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밖에 없다'는 격언을 닮은 "어쨌든 기차는 갑니다"는 말로 이 대표가 정 전 부의장에 응수한 사례를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그 기차에 국익을 위협할 폭탄이 실려있는 것도 모르면서 철부지 같은 소리를 한다"며 "이제 상황을 정리할 때가 됐다. 그를 비판하는 일도 부질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 전 의원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홍준표 예비후보 캠프의 상임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가 빠졌으나, 당해 11월5일 당 대선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홍 예비후보를 물밑 지원했다. 윤석열 대선후보 선출 직후엔 "승자에게 축하를, 패자에게 격려를 보낸다"면서도 "특히 20~40 젊은세대들에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위로의 말을 전한다. 나같은 기성세대 잘못으로 가장 큰 고통과 절망에 빠져있는 젊은이들 이 낡은 보수정당에 기대를 걸고 뜨겁게 참여했는데 그 열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라고 윤 후보 측에 쓴소리를 남겼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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