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도 압승하는 결과가 나오자 문재인 정부 시절 줄기차게 제기했던 MB 사면 요구를 재차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결단하면 오는 8·15 광복절에 사면이 가능하지만 윤 대통령이 쉽게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통합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위신을 세우는 차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이 필요하다"며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영어의 몸이 됐다가 한 분(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을 통해 석방됐는데, 또 다른 한 분은 그대로 둔다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지난 3일 현재지 관할 검찰청인 안양지청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여당 지도부가 사면 군불 때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뒤따르는 대목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받았으나 "지금 언급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 이 전 대통령 사면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실제 사면권을 손에 쥔 이후에는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집권 후 한미정상회담 등 시급한 각종 현안에 대응하느라 참모진들 사이에서 MB 사면론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뒷 얘기를 전했다. 다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에는 사면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류도 읽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사면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대여 공세를 예고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으나 "현 윤석열 정부 출범에 소위 MB 측근들이 많은 기여를 했는데, 자기 선거에 공을 세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 아닌가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