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와 같은 '유승민계' 출신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으로 정 전 부의장을 겨냥 "명분이 부족한 충고는 충고가 아닌 당 지도부 흔들기로 보일 뿐"이라며 "명분이 부족하니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자초하고 당내 분란만 만들게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지도부(이준석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국민의 소중한 선택을 받아 대선 이겨 정권교체를 이뤘고, 지선에서 승리해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을 뒷받침할 지방 권력을 가져왔다"며 "연전연승을 거둔 우리가 왜 당내갈등에 빠져야 하냐"고 반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차기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당 혁신위 출범을 선언한 데 대해 '성급했다'거나 '이율배반'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에도 "소수 여당인 우리가 2024년으로 예정된 총선에서도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과 쇄신을 통해 미리부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따져 물었다.
정 전 부의장이 이 대표의 '지도부 측근 당협 쇼핑' 의혹을 제기한 대상자인 정미경 최고위원도 회의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집권여당이 다수당이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혁신을 해야 하고, 혁신이란 단어를 한시라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이 대표가 출범시킨 혁신위에 힘을 실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도 "'혁신위'라는 단어를 원래는 민주당이 가져갔어야 하는데, 이 대표가 얼른 그것을 가져온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잘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신위가 진용을 갖추기 전 논란에 휩싸인 것엔 "설전이 이뤄져 국민의힘 혁신위가 많이 알려졌다"고 해석했다.
경기 수원시에 옛 지역구를 뒀던 정 최고위원은 지난 6·1 지방선거 기간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번 총선에서 (분당을 지역구에) 신인이 들어갔지만 떨어졌다"며 "분당을 지역은 민주당 현역이고 재선 의원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탈환해야 한다는 판단에 경쟁력 있는 사람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급된 '신인'은 경기 성남시장 경선 3파전 결과 4선 중진을 지낸 신상진 전 의원(현 성남시장 당선인)에게 석패한 김민수 전 당협위원장이다. 정 최고위원은 "정진석 의원이 SNS에 이 내용을 적어서 저를 이 대표의 측근으로 만들었다"며 "저는 당원들이 뽑아준 최고위원이다. 성격상 누군가의 측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 전 부의장에 대해 "왜 그러시는지 궁금해서 놀라서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했지만, 답이 없고 전화를 피하고 있다"며 "분당을 지역에 본인이 염두에 둔 사람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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