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론했듯 혁신위에서 (차기 총선) 공천 제도를 논하려면 의원총회나 설문조사 등 사전절차가 필요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혁신위가 어떤 주제를 갖고 논의할 것인가에 대해선 혁신위 자체가 우리 당내 구성원이라든가 의원, 당원, 외부인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서 본인들이 혁신해야할 대상을 논의하는 게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이든 어떤 조직이든 간에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자기 개혁은 필요하다"며 혁신위 출범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이어 "그리고 최고위 의결을 거쳐서 혁신위 위원장을 임명하고 혁신위가 발족이 됐다. 그러면 당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 혁신위 구성도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구성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혁신위 인적 구성에 관해선 "위원장(최재형 의원)만 지금 선임한 상태"라며 "대표께서 최고위원들에게 한명씩 추천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하고 해외 출장 중에 있기 때문에 돌아와야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같은날 CBS 오전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도 '혁신 논의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고, 혁신위를 띄운 것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있을 수가 있고 지금 시기가 맞느냐 아니면 충분히 준비를 한 상태에서 띄웠느냐에 대해선 저도 약간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일단 최고위를 거쳐서 혁신위를 발족하기로 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혁신위 구성을 얼마나 다양하게 할 것이냐 당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논의구조를 만들어야 된다"며 "그 다음 혁신위에서 어떤 대상으로 어떤 부분을 혁신할 것이냐. 또 어디까지 할 것이냐에 대해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정말 당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또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충분하게 논의를 해야 된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 의제에 관해 "지금 단계에서 그렇게 공천 룰이, 그렇게 중요하냐는 생각을 할 수도 반대의 견해를 표명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개인 의견으로도 "1년 후 공천 문제에 대해서 지금 그것이 옳으니 그르니 이렇게 예단하기에는 쉽지가 않다. 다만 그 공천 룰 문제도 당내 구성원들의 다수가 현재의 룰로는 안 되고 좀 더 정치안을 꼼꼼히 룰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 논의대상으로 올릴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6·1 지방선거 승리 직후 이 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 등을 의제로 혁신위를 띄운 것에 권 원내대표는 이처럼 신중론을 제기해왔고,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친윤(親윤석열)계 최다선(5선) 정진석 의원은 이 대표의 공천 혁신론이 '이율배반적'이라며 SNS로 상호 폭로전과 '개소리' '적반하장' 등 거친 언사까지 주고받는 상황이 됐다.
권 원내대표는 라디오에서 "이런 혁신 논의가 당내 최고지도자 간의 그런 감정 싸움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선 정말 저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두분 모두 좀 더 지양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혁신을 둘러싼 당내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는데, 그런 논의 자체가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서로가 서로에 대해 할 만큼 이견을 다 냈기 때문에 일단은 국민과 당을 위해 당원들이 그런 의견을 받들어서 이제는 더 이상의 그런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양측 다 자제를 해야 된다고 보고 있고 그 부분에 두분 다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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