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권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단기 수신 상품 비중은 월평균 41.7%다.
이는 예년 수준(2018년~2020년 월평균 37.9%)에 비해 상당히 높고,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직전기(41.0%)보다도 소폭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금리 인상 기조 지속에 따른 시장금리 추가 상승 기대 등으로 예금주들이 만기를 짧게 운용함에 따라 저축성 수신 중 만기 6개월 미만 상품의 수신 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신상품을 결제성 상품(현금화가 용이한 고유동성 금융상품으로 수시입출식예금, MMF,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등), 저축성 상품(은행·비은행 정기예탁금 등)으로 나눠서 비교한 결과 결제성 상품은 월평균 8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번 인상기 이전의 월평균 18조9000억원 증가에 훨씬 못 미친다.
반면 저축성 상품은 13조7000억원 증가해 금리 인상기 전(+4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훨씬 컸다.
카드사 사태(2002년 7월~2003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2월~2009년 10월),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3월~2021년 10월) 등 금융 불안 시기별 수신자금 단기화 정도를 비교해본 결과 코로나19 이후 수신자금의 단기화 정도가 과거의 금융불안 시기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금리 인상기의 수신자금을 과거 금리 인상기와 비교해봐도 단기 수신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인 유동성규제 완화 등으로 과거 금리인상기와 달리 단기 수신 비중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금융권 수신 만기의 단기화 정도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원가성 저축성 수신 비중 상승으로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이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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