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찾은 한랩의 생산 현장은 대량생산을 하는 일반 제조공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한랩은 거래하는 각 병원에 특성에 맞춰 맞춤형 진단기기를 생산한다. 병원의 규모나 구조·특성에 따라 제품 설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평상시 직원들은 기술개발·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한랩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혈액 원심분리 자동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엔 일일이 사람 손이 필요했던 채혈 후 원심분리 과정을 자동화해 사고나 오류 위험을 대폭 낮췄다.
류희근 한랩 대표는 "사람 손이 많이 가야 한다는 것은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아지고, 그만큼 오염이나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자동화 기기를 개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송생명과학산단은 2008년 조성된 국내 유일의 바이오산업단지다. 전통 제조업 외에 바이오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각종 인·허가, 인력 양성, 연구개발 등 전(全) 주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관련 6개 국책기관이 입주해있는 보건의료행정타운도 조성돼 기업들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인으로 작용했다.
류 대표는 "일반 자동차·철강 제조업은 생산 이전 단계에서 적정 규격이나 안전규제 등이 적용되지만, 의료산업은 임상시험 등 생산 이후에도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며 "개별 기업이 모든 고가 특수장비를 보유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지자체가 출연한 재단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송생명과학산단 경영자협의회장이기도 한 류 대표는 바이오산업 집적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그는 "오송산단은 완제품 제조를 중심의 1단지 외에도 소재·장비를 다루는 2단지, 3단지를 구축하는 단계에 와있다"며 "입주하는 기업 범위가 넓어져 향후에는 산단 내에서 자체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게 돼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산업은 대표적으로 외국 기업 점유율이 높은 시장"이라며 "국내 기업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기술력을 알리는 단계인데, 나중에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동민 한국산업단지공단 충청지역본부장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지리적 요건과 인프라를 갖춘 오송생명과학산단 장점을 더 강화하기 위해 각종 규제 개선, 인허가·R&D 지원 등에 더 집중할 것"이라며 "정부·지자체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산단 대개조 사업의 성과를 만들고, 이를 통해 오송을 산업단지 혁신의 거점이자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디지털타임스 공동기획
청주=글·사진/은진기자 jineu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