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정치정책부 부장
![[DT현장] 민주당의 대선·지선 패배 진짜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2206/2022061402102269614001[1].jpg "[DT현장] 민주당의 대선·지선 패배 진짜 이유")
혹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배한 원인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처리, 계파간 분쟁, 대선에서 단 0.7% 포인트로 패배했다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남발하는 오만함, 몇몇 의원들의 성비위 사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돌발 대국민 사과와 '586그룹 용퇴' 등 내부 쇄신 총질, 오락가락한 김포공항 이전 이슈 대응 등을 꼽는다.
이런 이유는 패배의 지협적 원인이라고 본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관통해 가장 큰 패배 이유는 공정에 대한 가치 몰락, 공정을 등진 권력의 탐욕 때문이라 감히 말한다. 국정농단에 대한 전국적 촛불집회를 디디고 들어선 문재인 정부 5년, "그 놈이 그 놈이네" "이 놈들이 더 해처먹네"라며 혀를 차는 비판이 거셌다. 시민 혁명으로 권력을 쥔 정권은 점차 '공정'에 무뎌졌다.
대표적으로 조국 전 장관과 그의 딸, 그의 부인이 보여준 공정의 파괴, 그런 공정 파괴를 감싸려는 권력을 본 국민은 허탈을 넘어 분노했다. 더욱이 치솟은 부동산 문제로 넘어가면 정권의 공정성이 산산 조각 났다. 자고 나면 몇 억원씩 오르는 주택 가격과 고용 악화에 서민들과 젊은이들은 무기력함과 상대적 박탈감에 빠졌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비롯해 주요 공직자들의 부동산 재테크에 국민들은 혀를 내둘렀다. 공정한 인사 대신 소위 '캠코더'(문재인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낙하산이 판을 쳤다. 결국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0.7%포인트 차 패배도 특정 권력자와 그에 기댄 인사들이 부동산 개발을 통해 막대한 부를 챙긴 '대장동 의혹', 즉 공정성 의혹 때문이다.
그렇게 대선에서 패배해 5년 만에 보수당에 정권을 넘겨줬지만, 여전히 민주당에 공정성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는 없었다. 민주당은 검찰 개혁이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검수완박' 법안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처리하지 못하면 청와대 인사를 비롯해 수십명이 감옥에 간다는 모 의원의 폭로가 나왔다. 결국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이 아니라, 문재인과 그를 둘러싼 권력층을 차기 정권 검찰 수사에서 철저히 보호하겠다는 법안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을 국민에 심었다.
공정하지 못한 일이지만, 공정한 일이라며 관련 법안을 '허위탈당' 등 갖가지 꼼수를 동원해 결국 정권이 끝나기 전 강행 처리했다. 정치권, 학계, 법조계 등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서두르지 말고, 70년 헌정사를 바꿀 중대한 의제를 국민과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해 꼼꼼이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6·1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도 민주당 내 공정의 원칙은 사라졌고, 불공정이 '선거 승리'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행됐다. 대선에 패배한 이재명 전 민주당 고문은 소위 2030 개딸(개혁의 딸들)과 당 내 친이재명 계 지지를 등에 업고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이 의원이 어떻게 투명한 절차를 거쳐 공천됐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대선 패배의 수장인 송영길 당 대표도 당 내 숱한 반대에도 결국 서울 시장에 나섰다가 참패했다. 당 고위층이 서슴없이 불공정을 저지르니 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도 거침없이 불공정을 행했다. 기초자치단체장을 비롯해 풀뿌리 기초 의회 후보를 결정하는데, 공정한 경선 대신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측근 공천이 난무했다. 공정성을 기대한 많은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이제 민주당의 적이 됐다. 2024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이들은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리는데 목숨을 걸 것이다.
결국 대선, 지방선거 모두 공정하지 못했던 결과가 선거 패배로 돌아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최근 지선 참패 후 "돌아보면 원칙도, 정의로움도, 감동도, 민주당다움도 없는 꼼수와 꼼수의 릴레이였다"고 털어놨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과 지선 참패의 첫번째 원인으로 '신뢰 추락'을 들었다. 그는 "국민이 민주당에 걸었던 기대가 많이 약화됐다는 걸 뼈아프게 인정한다"고 했다. 원칙 없이 눈 앞의 이익만을 쫓아 벌떼처럼 파벌로 몰려다니는 4류 정치로는 민주당의 재기는 기대하기 힘들다. 국민이 진짜 민주당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찾길 바란다.
김승룡 정치정책부 부장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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