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金 잇단 의혹… 인사에 부담
尹대통령 "기다릴 것" 속도조절
尹대통령 "기다릴 것" 속도조절
박 후보자는 음주운전과 선고유예, 논문중복 게재 의혹이, 김 후보자는 관사 갭투기와 장녀 취업 '엄마찬스' 논란, 이해충돌 의혹이 불거져 임명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4일 김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 없이 김 청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국회 패싱'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윤 대통령은 "세정업무를 방치할 수 없어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김 청장은 국회의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첫 국세청장이 됐다. 대통령실은 김 청장이 청문회를 거치지 못하고 임명된 것은 국회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가 끝나기 전인 지난달 13일 김 청장을 후보자로 지명하고 3일 뒤인 같은 달 16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인사청문법상 국회는 임명동의안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는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대립하면서 지금까지도 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을 매듭짓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국회에 청문 보고서를 10일까지 재송부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마저 시한이 지났다. 시한이 지나면 대통령은 청문회,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을 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법에 따라 임명을 한 것이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가 소임을 다했다면 얼마든지 청문회를 해서 임명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을 오히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청장의 임명동의안은 전반기 국회가 끝나기 전에 보냈기 때문에 야당이 얼마든지 마음이 있었다면 전반기 종료 전에 청문회를 열 수 있었는데, 국회가 스스로 권리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아직 청문회를 하지 않은 박 후보자 등에 대해서는 국회의 청문회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다른 국무위원들은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원 구성이 될 때까지 좀 더 차분하게 기다리려 한다"고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박 후보자는 오는 18일, 김 후보자는 오는 19일까지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제출시한이 끝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국회에 최장 10일까지 기한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하고, 그래도 제출이 안되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그러나 원 구성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만큼 국회 청문회를 받아본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정면충돌을 피한다는 명분과 함께 두 후보자의 각종 논란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뿐 아니라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을 크게 웃도는 0.251%나 됐음에도 선고유예를 받은 이유가 불분명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도 불가론이 나올 정도다. 김 후보자는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청 차장 시절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분양받고도 관사에 거주하며 아파트를 되팔아 5년 만에 1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는 갭투기 의혹이 제기됐고, 장녀가 2019년 5월 경기도 여주시의 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에 채용공고도 없이 홀로 응시해 합격한 것으로 드러나 '엄마찬스' 의혹이 불거졌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 출신으로 바이오·제약·헬스케어 로펌 고문으로 재직해 이해충돌 비판도 나왔다.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의 어느 업무가 중요하지 않겠느냐. (장관직을) 비워둔다는 것이 국정운영 전체를 위해서나 국민들에게 봉사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국세청장 외에 다른 국무위원들을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것은 그 말씀 그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여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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