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일대 농업용수 부족 심각
2017년 상시개방 이후 첫 담수
세종보·백제보도 폐쇄 가능성
"지류 수위 상승으로 가뭄 도움"
2017년 상시개방 이후 첫 담수
세종보·백제보도 폐쇄 가능성
"지류 수위 상승으로 가뭄 도움"
극심한 가뭄으로 금강 일대 농업용수가 부족해지자 정부가 공주 보를 닫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가 4대강 보를 해체·개방한 이후 가뭄까지 겹치면서 물이 줄어들어 모내기철 농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보 해체·개방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만큼, 현재 개방 중인 세종보·백제보 등 다른 4대강 보도 가뭄 상황에 따라 수문을 폐쇄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기상청이 공동 발표한 '6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최근 6개월간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199.7㎜로 평년의 57.3% 수준에 그쳤다.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3.4%로 평년의 89.6% 수준이다.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15일부터 충남 공주시 공주 보 수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가뭄으로 공주 보 상류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지하수 수위까지 낮아지면서 농업용수로 지하수를 끌어다 쓰는 인근 농가들의 피해가 막대해졌기 때문이다. 농업용수 부족으로 공주 보 담수를 결정한 것은 2017년 공주보 상시 개방 결정 이후 처음이다.
4대강 보 해체·개방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지시해 이뤄진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 보를 수질 악화 요인으로 보고 세종보(금강)·죽산보(영산강) 해체, 공주보(금강) 부분해체, 백제보(금강)·승촌보(영산강) 상시개방 등 4대강 5개 보를 해체·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보 해체·개방으로 강 수위가 낮아지면 가뭄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소진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주보 인근 농가는 지하수를 활용해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은데, 보 개방으로 지하수위까지 낮아져 올해 모내기도 제때 하지 못했다. 반대로 보 수문을 닫으면 배수 효과로 강물 수위가 높아지고, 주변 지역의 지하수위도 높아진다.
가뭄이 재난 수준으로 심각한데다 윤석열 정부가 '보 활용'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4대강 정책 방향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가뭄 대응을 위해 1.5m로 낮췄던 백제보 수위는 최근 2.8m로 상향됐다. 낙동강 창녕함안보는 당초 녹조를 줄이기 위해 2.2m까지 내리기로 했지만, 이를 미루고 현재 3.9m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를 닫으면 배수 효과로 지류 수위가 상승하는데, 이렇게 확보한 물로 양수기를 활용해 가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체가 결정된 보라고 하더라도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이용가능한 수단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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