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아이앤나 대표
![[기고] 커뮤니티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하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6/2022061502102369660002[1].jpg "[기고] 커뮤니티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하라")
당근마켓은 처음부터 중고 시장의 강자는 아니었다. 2003년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한 중고나라는 개설되었을 당시 중고를 거래하는 단순한 카페였으나, 회원 수가 급증하여 네이버 전체 카페 회원자 수 1위를 달성한 이후 15년간 중고 거래의 절대 강자로 자리잡고 있었다. 2015년 당근마켓이 중고 거래 앱으로 등장했지만, 다른 중고 거래 사이트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태였다.
중고나라는 중고시장 거래액이 현시점에도 압도적으로 높지만 네이버 카페 의존성이 높은 것은 한계성으로 지적된다. 네이버 카페의 회원 정보와 데이터 등은 네이버 소유로 이를 자체 트래픽으로 인정하지 않는 점이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확장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성장을 위해서는 당근마켓처럼 모바일 앱 중심의 사업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네이버 카페의 막대한 회원 수를 버릴 수 없기 때문에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환경의 변화에 따라 중고나라가 고전하는데 반해, 당근마켓은 중고 거래 플랫폼의 절대 강자가 되고 있다. 작년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해 누적 투자금 2300억, 설립 7년 만에 기업가치 3조원 이상을 평가받으며 명실상부한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월간 이용자수(MAU)도 2018년 50만명에서 2022년 약 1800만명으로 증가하였고, 중고 거래횟수도 월간 1억5000이 넘는 건으로 집계된다.
당근마켓이 중고거래의 트랜드를 이끌게 된 배경에는 매너온도, 활동배지 도입 등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기술적으로 그간 중고 거래의 문제점을 해결한 건 무엇이 있을까? 주로 택배를 이용하는 기존 중고거래와 달리 앱에서 등록된 거주지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증을 거쳐 동네 주민을 직접 만나 거래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AI 기술을 접목해 가품 게시물이나 판매불가 상품인 주류 등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잡아내 준다. 기술력으로 가짜 제품을 걸러내어 전체 거래 만족도가 99%에 이를 정도로 높아져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예전 중고 거래가 웹에서 활성화됐듯이 맘 카페의 많은 이용자들이 웹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도 주목을 끈다. 국내 주요 소비층인 20~40대 여성들이 주를 이루는 지역기반 맘 카페에서도 임신, 출산, 육아, 생활정보, 알뜰쇼핑 등에 대한 정보를 위주로 이용자수가 많이 증가했다. 경기도 내에만 회원 4000명 이상 되는 맘카페가 수 십 개(총 회원 100만여명 이상)에 이른다. '맘스홀릭베이비' 카페 약 270만명 '안산시흥맘모여라' 카페 약 9만여명 등이 대표적 맘카페이다. 다양한 정보를 주는 맘 카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많은 플랫폼이 나왔으나, 그중에서도 아이앤나의 아이보리 플랫폼의 성장은 주목을 끈다.
아이앤나는 전국 산후조리원의 50% 이상의 제휴 산후조리원 인프라를 구축해 신생아실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아이의 모습을 비대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아이보리' 앱에서 베베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에게 쇼핑, 라이브커머스, 커뮤니티, 체험캠페인 등을 진행함으로서 임신, 출산, 육아, 알뜰 쇼핑에 대한 가장 빠르고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제공해 산후조리원 동기 모임과 지역 기반 모임을 동시에 포괄할 수 있는 복합적 '하이퍼 로컬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아이앤나는 당근마켓처럼 서비스에 기술력을 접목했다. 특히, 아이앤나는 카이스트와 공동연구를 통해 영유아의 음성(울음소리)과 안면(표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유아의 감정·의사표현·건강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카이스트는 아이앤나에서 연구 개발한 딥러닝 기반 '울음소리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영유아 음성과 안면데이터를 결합해 감정, 의사표현, 건강상태 분석에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아이앤나는 카이스트와 지속적인 공동연구 개발 계획을 수립해 아이보리 앱을 이용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생아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웹 기반 커뮤니티에서 기술력 있는 플랫폼 형태로 진화하는 다양한 모바일 앱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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