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산자부 수사에 박상혁 포함
우상호 "한동훈 앞세워 수사강행"
권성동 "보복 프레임 어이 없다"
검찰이 '산자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 과정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킨 것과 관련해 15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보복수사의 시작"이라고 규정하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일 뿐"이라고 맞받았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 의원 소환 조사와 관련해 "박 의원은 몽골 출장 중인데, 이 보도를 보고 출장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귀국하겠다고 한다"며 "백 장관 구속신청과 박 의원 수사 개시는 예고했던 대로 문재인 정권 대한 보복 수사 시작"이라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제가 대선 때도 일관 되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한동훈 앞세워 수사를 할거라고 경고했는데, 모두 예상대로 됐다"며 "윤석열 정권에서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를 장관 임명해 벌인 첫 작품이 보복수사 개시였다고 규정한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도 이런 정치 보복 수사는 반드시 실패하고,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고 대응기구를 만들어 계속해 문제제기 하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 문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제게 검찰이 지난 6~7일 산업부 전 장관 등이 고발된 사건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고, 저는 필요하다면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일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그런데 어제 특정 언론을 통한 단독보도라는 형식을 빌려 제가 수사대상으로 지목됐다"고 했다. 그는 "언론에 흘리고 표적 만들고 그림을 그렸던 구태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주어진 의정활동에 충실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하는 수사를 보복 수사 프레임을 씌워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당·정·대 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우 위원장의 '정치보복 수사' 비판 관련 질문에 웃으면서 "민주당 집권 시절에 우리 당 인사 보복 수사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문재인 정부 초반 5년간 적폐 청산 수사도 정치보복이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수사·재판을 해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언급하면서 "산업부도 동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도 이날 SNS에 "5년 내내 무자비한 보복수사를 자행해 놓고 이제 와서 시작도 안 한 사건을 보복수사한다고 난리를 친다"며 "이참에 수사하다가 중단한, 불법으로 원전 중단을 지시한 최종 책임자와 울산시장 불법 선거 (의혹)에 관여한 최종 책임자도 수사를 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지은 죄가 많기는 많은 모양"이라며 "하기사 방탄복 주워 입기 위해 다급하게 국회에 들어간 사람도 있으니 그런 말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사법부 판단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결정되지 않겠냐고 입을 모은다. 아직 수사·재판을 거치지 않아 예단할 수 없지만, 결과에 따라 한쪽 논리는 힘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재판에서 유죄가 나오면 보복수사라고 보기 힘들어질 것이고, 반대로 무죄가 나오면 적폐청산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지지 않겠냐"며 "재판에서 유·무죄 여부를 지켜봐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섭·한기호기자 yjs@dt.co.kr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