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기술 개발 등과 관련한 규제를 제·개정할 때 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16일 '자동차 관련 규제 개선'을 주제로 개최된 온라인 세미나에서 "자동차 부품은 일반적으로 개발에서 양산까지 3년 이상 기간이 소요돼 정책당국은 신중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정책 당국의 법규 제·개정시 업계의 준비기간을 충분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법규 공포일로 부터 시행일까지 최소 3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제공해야 기업들은 법규 적응력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업종은 규제관련 정부부처가 많아 합리적인 규제라도 내용이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경우도 있어 연구개발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입법 과정에서 정부 부처간 혹은 정부와 국회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규제 간 조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국회 상임위에서 제·개정 법안이 논의되기 전에 규제 중복성과 위임규제 범위의 적정성 등을 분석하고 업계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사전 조율·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신규 규제 도입시 낡은 규제는 없는지 평가해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동차산업은 낮은 노동생산성, 높은 인건비, 대립적 노사관계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현행 노동 규제·제도는 노동투입이 내연기관 대비 62% 감소하는 전기차 생산에 있어서 결정적인 장애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부터 시행되는 저공해차 보급목표제도는 내연기관차 중 일부를 의무적으로 수소·전기차로 대체해 판매토록 하고 있다"며 "제작사 입장에서는 보급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저공해자동차 보급 기여금이라는 사실상 벌금을 부담하게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연기관차 선택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권용수 건국대 교수는 "집단이기주의와 경제민주화 명분의 과도한 진입규제를 과감하게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근 자동차판매업 사례를 보면 중소기업 적합업종, 생계형 적합업종, 사업조정 제도가 거의 같은 목적으로 중복해서 활용될 수 있고 과도한 진입규제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기업의 혁신적 활동이나 생산성 향상,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저해할 수 있는 노동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 90시간씩 일을 시키는 데도 우수 인재가 줄을 서는 테슬라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