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에 대한 품목허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미프지미소는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의 제품이다. '미페프로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복합 성분으로 이뤄져 초기 임신 유산을 유도한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7월 식약처에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신속심사를 고려하겠다고 밝히며 빠른 품목허가가 예상됐지만, 품목허가 신청 이후로 약 1년 동안 허가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식약처가 개최한 임신중절의약품 안전관리방안 전문가 자문회의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것을 마지막으로 후속 논의도 전무하다. 미프지미소에 대한 식약처의 결정이 계속 미뤄지는 이유는 '가교임상'을 두고 의료계와 시민사회계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교임상은 해외에서 이미 임상시험을 거쳐 사용 중인 약물에 대해 인종적 차이에 따른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인을 대상 연구를 다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계에서는 의약품 사용에 큰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만큼 가교임상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지난해 11월 미프지미소 허가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가교임상 면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의료계는 낙태법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미프지미소의 국내 허가와 사용에서 가교임상을 예외로 하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처방 후 의약품 투약에 대한 부분도 쟁점이 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미프지미소의 부작용 등을 우려해 병원에서 바로 처방 및 투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는 '의약분업' 규정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규제당국으로부터 예외로 인정받는 단계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시간 지연과 추가 논쟁이 예상된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미프지미소의 성분 등은 이미 30년 넘게 해외에서 사용되던 것인 만큼 가교임상은 불필요하다"며 "서둘러 의약품을 도입해 임신 중단을 원하는 이들에게 접근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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