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노동자 고용질 크게 악화
육아 여성 노동자 일자리 공유 확대해야
육아 여성 노동자 일자리 공유 확대해야
20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배기원 조사역이 펴낸 'BOK-이슈노트 : 우리나라 고용의 질 평가' 보고서는 올해 4월 기준 전체 노동자 중 취약노동자의 비중은 26.0%로 이중 23.6%포인트는 다소 취약군, 2.4%포인트는 매우 취약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연령별로 살펴보면 핵심 노동연령층인 30~59세 남성이 가장 양호했으며 60세 이상 고령층 여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노동연령층 여성의 경우 취약·매우 취약 노동자 비중이 26.9%로 남성(19.7%)보다 취약노동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40대 이상 여성 중 실직위험이 높은 부문(숙박음식업, 단순노무직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 비중이 높은 데 상당 부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고용의 질 추이를 보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고용의 질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고용의 양 대비 더뎌 감염병 확산 이전(2020년 4월)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보고서는 "감염병 확산 초기에 취약노동자들의 고용의 질이 크게 악화된 데다 회복도 느리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호노동자 비중은 감염병 확산 초기 상대적으로 소폭 감소한 후 지난해 7월에 감염병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고용의 질 회복 둔화 원인에 대해 비자발적 근로시간 부족과 '매우 취약군'의 증가를 꼽았다.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게 된 노동자 비중은 감염병 확산 이전 대비 6.3%포인트 상승했으며 최근까지도 코로나19 초기(2020년 1월)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매우 취약군' 비중의 경우 감염병 확산 초기 4.6%까지 상승한 후 하락하고 있지만 감염병 확산 이전(1.7%)과 비교하면 0.7%포인트 높은 모습이다. 보고서는 고용이 불안정하고 실직위험이 큰 노동자의 근로시간이 줄어 취약노동자들이 더욱 취약해진 영향이라고 했다. 고용의 질 회복이 더뎌지면서 고용의 질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근로시간 정상화가 힘든 노동자의 이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환경(사회안전망, 직업교육 및 고용서비스 강화 등)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남성 대비 여성의 고용의 질이 낮은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들의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며 "육아 중인 여성 노동자를 중심으로 일자리 공유 확대, 재택근무 제도화 등을 실시해 이들이 경력단절 없이 현재의 일자리에서 장기간 근무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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