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심판 받아야할 여당 새로운 모습 보여야" 포부 밝혀
성과 낼 시한으로 "이르면 정기국회 전, 적어도 연말 전"
"'자판기 공천'은 아니나 예측가능한 공천 룰 만들 것"
李 징계 관련 "증거 갖고 판단해야"…거취 무관 활동지속 의지
성과 낼 시한으로 "이르면 정기국회 전, 적어도 연말 전"
"'자판기 공천'은 아니나 예측가능한 공천 룰 만들 것"
李 징계 관련 "증거 갖고 판단해야"…거취 무관 활동지속 의지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이날 CBS 오전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최근 한달간 당내 갑론을박 끝에 혁신위가 출범한 것과 관련 "많은 오해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일단은 '갑자기 왜 혁신 이야기를 꺼냈느냐'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제가 혁신위를 맡을 때는 지금 우리가 (여당으로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할 때가 곧 오는데 우리 국민의힘이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해가 풀리도록 결과로 말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혁신위는 최 위원장 추천 7명·당 최고위원단 추천 8명을 합해 총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는데, 최 위원장은 자신의 추천 인사들에 대해 "저를 기준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을 딱 꾸려 추진해나가야 된다는 말씀을 해준 분들도 계셨다"면서도 "제가 생각하기엔 그래도 다양한 구성을 하는 게 당의 혁신을 위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우리가 담을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서 가능하면 좀 다양한 계층에서 당을 바라보는 분들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위 논의 방향에 대해선 "국민들이 원하시고 시급한 개혁과제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추려서 아젠다가 세팅이 되면 몇 개의 분야로 나눠서 분과로 아무래도 모이고, 분과로 몇 번 모인 다음에는 또 전체회의하는 식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혁신위 활동 기한의 경우 "최고위원회 결의 자체는 (활동 기한을) '혁신위 활동 종료시까지'로 돼서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가급적이면 좀 빨리 하는 게 좋제 않겠나 생각은 갖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너무 길게 가는 것은 좀 아무래도 동력이 떨어진다. 정기국회 전까지 좋겠는데 과연 그렇게까지 빨리 할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라며 "연말 전까지는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오는 2024년 차기 총선 공천제도를 혁신위가 설계하더라도 차기 당 지도부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일단 "당 체질 개선이라든가 당원 훈련, 정책역량 강화 이런 것들은 당 대표가 바뀐다고 해서 바뀔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문제는 공천 룰 갖고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공천 룰을 만드는 것은 자의적인 개입들을 최소화하고 좀 객관적으로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자는 건데 다음 당 대표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왜 만드냐라는 것은 저는 좀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가능하면 누가 보더라도 이거는 객관적으로 또는 어떤 공정한 시스템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안을 내서 국민들이 원하는 안을 낸다면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그러한 결과가 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투평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다음 당 대표가 누가 오든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는 "그걸(만들어둔 공천 제도를) 활용하시면 된다"며 "공천 룰이란 게 정당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정치적인 인력 공급이고 그게 공천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개선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항상 말이 나오는 게 (공직후보자) 전과, 범죄 전력 문제"라며 "공천 심사할 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어떤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입김에 의한 공천을 아예 차단하겠다는 말인가'라는 물음에는 "입김이라는 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나쁜 의미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모든 것을 다 자판기에 넣는 것처럼 어떤 후보가 공천된다는 시스템이라는 건 있을 수 없고 어느 정도의 선에서 전략적인 판단도 필요하고, 공천이라는 것은 그렇지 않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러나 큰 틀에선 투명한 시스템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모양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능하면 객관적인 시스템에 의해 공천될 수 있는 룰을 한번 만들어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으뜸당원' 제도가 결국 젊은 사람들이 더 영향력을 행사하고 또 공천을 받을 수 있는 룰로 바꿔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는 "으뜸당원이라는 새로운 당원 카테고리를 만들지 여부도 정해진 건 없고 이 대표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점수를 계량화한다면 당에 오래 헌신한 분들의 당원으로서 가입 기간을 만일 점수로 집어넣는다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젊은 사람 우대라는 오해는 불식시킬 수 있다"며 "가산점을 준다면 꼭 젊은 사람만 집어넣는 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 대표가 2013년 8월 성접대 수수 폭로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중앙윤리위 징계심의를 받는 상황에서 혁신위 동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윤리위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될수록 우리가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당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흔들리지 않고 가야죠"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징계 사안 자체에 대해선 "어떤 자료에 의해 그 징계 절차가 개시됐는지 제가 전혀 확인할 길이 없어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면서도 "일단 사실관계 확정 없이 징계하기는 어렵다. 예단과 추측만 가지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성상납 의혹이 사실관계 확인이 안 되면 증거인멸교사도 성립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논리적으로 그렇다" 면서도 "그 사실을 어느 정도의 증거를 갖고 인정할 것인가는 윤리위의 다양한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친윤(親윤석열)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자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이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참석 아래 활동을 재개한 것과 관련 '혁신위를 견제하려고 장 의원이 포럼을 띄운 게 아니냐'는 추측에 관해선 "오늘 장 의원의 포럼은 아마 오래 전에 날짜가 픽스(고정)돼 있었을 것이고 저희 혁신위가 오늘 첫 회의를 하는 건 지난번 최고위에서 혁신위원들을 임명하고 나서 결정한 것"이라며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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