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소주병 1113만8095병 길이
"선한 영향력 펼치고 싶었어요"
소주병 1113만8095병 길이
"선한 영향력 펼치고 싶었어요"
조 회장은 작년 12월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을 활용해 코리아둘레길을 달리고 있다. 코리아둘레길은 동·서·남해안 및 DMZ 등 우리나라 외곽의 걷기 여행길을 연결해 구축된 약 4500㎞의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로 서울∼부산까지의 거리의 10배, 스페인 산티아고 둘레길의 5.7배에 달한다. 하루 20㎞씩 8개월을 꼬박 걸어야 완주할 수 있는 거리다.
코리아둘레길은 강원도 고성∼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부산 오륙도∼전남 해안 땅끝마을까지 이어지는 남파랑길, 해안 땅끝마을에서 강화 평화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서해랑길, 강화 평화전망대~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DMZ평화의 길로 구분된다.
조 회장은 이 가운데 해파랑길과 남파랑길 2339㎞를 6개월에 걸쳐 229시간 24분 37초 동안 달렸다. 맥키스컴퍼니가 소주 회사인만큼 조 회장이 달린 거리를 소주병으로 환산해보면 소주병 높이 21㎝ 기준 1113만8095병, 소주병 너비 6㎝ 기준 3898만3333병에 달한다. 조 회장은 코리아둘레길(4544㎞), 제주도 둘레길(220㎞) 및 주변 섬과 해안길(436㎞) 등 5200㎞를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회장은 5200㎞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나이가 더 들기 전 자신을 이겨보고 싶었고 60대 중반이 되면 나이와 세월과 싸워야 하니 신체와 정신의 재무장도 필요했다. 그리고 가족과 친구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삶의 용기와 동기부여를 주는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조 회장의 말처럼 그는 단순히 마라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조 회장은 달린 거리를 1㎞로 환산해 1만원씩 적립한 뒤 사회배려계층에 나눔사업 및 물품 기증을 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20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달리기를 통해 누적 5109만1050원을 적립했고 이 가운데 3768만1828원을 기부했다.
조 회장은 형의 권유로 마라톤에 입문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형님의 권유로 시작해 2001년 경주 벚꽃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시작으로 최근 '독도지키기 울릉도 전국 마라톤대회'까지 80회 완주했다"라며 "2005년에는 형님 두 분과 함께 3형제가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단련하고, 달리는 동안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인내심을 가질 수 있으며 이런 과정을 이겨 낸 성취감은 큰 자신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자 '정직한 운동'이며 제 에너지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마라톤 사랑은 집안과 회사로도 퍼졌다. 조 회장은 처음 사위를 볼 때 20㎞를 완주해야 결혼할 자격이 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는 사위가 마라톤 러닝 메이트 역할을 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2016년부터 회사 차원에서 '대전맨몸마라톤' 대회도 열고 있다고 한다.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1'을 모아 매년 1월 1일, 11시11분11초 상의를 탈의한 채 출발해 대전 갑천변을 7㎞ 달리는 대회로 2020년 대회에 2500명이 몰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2020년 10월 마라톤을 주제로 한 유튜브 '괴짜왕 조웅래'를 운영 중인데 '달리면서 하는 1인 토크쇼'를 콘셉트로 내세웠다. 작년 6월 참가했던 '울릉도 전국 마라톤대회'에선 풀코스 마라톤을 뛰면서 영상을 찍기도 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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