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뒤 당내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 대표의 대부격인 유승민(사진) 전 국회의원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당 윤리위원회(윤리위)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친윤 그룹과 새보수계와의 계파싸움으로 확전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9일 대구 수성구 매호동 아트센터달에서 자신의 책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에서 "윤리위가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당원권 정지 6개월)를 내렸다"며 "윤리위원회나 윤핵관들을 보면 조폭 같다. 이게 조폭들이 하는 일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핵심이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이었는데 윤리위가 조사조차 안 하는 등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렸다"며 "어떤 사람은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도 윤핵관이라 설치고 다니고, 또 누구는 두 달째 경찰 조사를 불응하고 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만약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 결정이 얼마나 우스운 것이냐"면서 "(그렇게 될 경우)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이 대표를 비호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며 "(이 대표가) 불법 행위를 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고, 앞으로 정치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 그룹으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당 대표로서 개인의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도리"라며 "결과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특히 지도자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동안 당의 외연 확장과 체질 개선에 기여한 이 대표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믿고 싶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김 의원은 "보다 긴 안목과 호흡으로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지금은 선당후사의 각오로 국민과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라며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방치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내홍을 접고 질서 있는 정상화를 통해 지도부를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우리에게는 시행착오를 감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9일 별다른 설명 없이 '바람의 색깔'(Colors of the Wind) 유튜브 영상만 공유했을 뿐 대외일정은 거의 중단한 상태다. 오는 11일 권성동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이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에는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최고위에 참석해도 대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징계 무효화도 불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