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 집을 마련할 때 영끌 대출을 받았다는 30대 직장인 A씨는 14일 "지금도 이미 대출 원리금으로 한 달에 180만원 이상을 내는데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르면 200만원을 넘게 내라는 소리다. 월급은 정말 그대로인데 컵라면만 먹고 살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2년마다 이사를 해야 하는 전세살이에 지쳐 작년 은평구에 집을 마련했다는 40대 직장인 B씨도 요즘 매달 은행에서 보내는 문자메시지를 열어보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지난해 35년 상환 조건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는데 자고 나면 금리가 오르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4% 초반대 금리가 현재 0.3% 정도 올라 월 상환 금액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은행이 예금 금리를 쥐꼬리만큼 올리면서 대출 금리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듯이 올리고 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C씨는 주택 구매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받았는데 지난해와 비교해서 한 달에 40만 원 정도를 더 부담하는 상황이 됐다. 그는 아이에게 지출되는 비용을 줄일 수 없으니 문화생활이나 의복은 물론이고 여름 휴가도 포기해야 하는 등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젊은 부부 중 갭 투자를 했거나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은 집을 당장 팔 수도 없으니 견딜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도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예비 신부인 D씨는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지난해 금리가 2.2%였지만 지금은 3.6%까지 올랐다. 예비 신랑은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한 달에 둘이 내는 이자가 200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300만 원가량이다. 결혼 준비에도 자금이 들다 보니 또 카드를 쓰게 되고 빚이 늘어나며 악순환"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예비 신부인 E씨는 "예비 신랑은 5년 고정, 나는 1년 고정으로 억대 대출이 있는데 걱정된다. 한 명 월급이 원금과 이자 상환으로 나가는데 카드값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부모 도움을 받지 않으면 청년층은 집 장만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카페 등 온라인에서도 "아무래도 올해 안에 미국금리 3%, 내년까지 4%까지는 무조건 갈 것 같다. 영끌러들 망했다", "월급의 반은 이자로 나가고 주식과 코인 둘 다 해서 -30% 이상 찍힌다", "전세자금 대출금리도 오르나. 변동금리 재산정 3개월 남았다" 같은 글이 잇따라 올라온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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