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당권주자들 모임 주도
참석자 수·기념 사진만 주목
참석자 수·기념 사진만 주목
![[현장리포트] 민생보다 세 과시?… 與중진 무늬만 `공부모임`](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1502100558051001[1].jpg "[현장리포트] 민생보다 세 과시?… 與중진 무늬만 `공부모임`")
그들 스스로 '공부'를 앞세우고 뭘 공부하는지, 그 내용을 제대로 알릴 의도는 있는지 의문이 드는 사례가 누적되는 탓이다. 대체로 뇌리에 남는 건 '국회의원 몇명이나 모여 기념사진을 남겼는가' 정도다.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 의원모임을 주도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첫 강연·토론 행사에 45명이 넘는 의원들을 모았고, 이달 13일 두번째 모임에도 40명 가까운 의원들이 '얼굴 도장'을 찍고 갔다.
다만 첫 행사에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정치 선진화'를 의제로 탈(脫)대통령제 개헌론을 꺼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번째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로부터 경제위기 진단과 해법을 듣는 취지였으나 관심은 모임 그 자체에 쏠렸다. 김 전 원내대표도 '규제완화' 코드와 '여당 책임론', '비상한 대책'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공부 내용보단, 선거캠프도 아닌 이 모임의 '운영진'으로 5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는 사후 공지에 눈길이 갔다.
지난 12일 민·당·정 토론회 활동을 개시한 '제3지대 출신' 안철수 의원에게서도 '차별화'를 느끼기 어렵다. 50여명의 여당 의원 집결, 잠재적 당권경쟁자인 정진석 국회부의장·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김 전 원내대표와의 대면과 은근한 '견제 발언', 안 의원의 비상한(?) '경제 걱정'과 '인수위 시즌2' 구호 정도가 눈길을 끌었으나 새롭지 않다. 내·외빈 인사·축사에만 약 50분이 쓰인 모습엔 '진이 빠진다'는 느낌부터 받았다.
요즘 말로 '공부에 진심'이라면 일련의 행사에서 직접 공부 요지·성과라도 사후 홍보할 법했으나, 어느 의원실에서도 그런 모습이 없다. 안 의원이 유튜브에 2시간40여분 중계영상을 흔적으로 남긴 것을 그나마 '성의'로 평가해야 할까. 앞서 장제원 의원이 지난달 27일 재개한 의원모임 '미래혁신포럼'에도 50여명의 의원이 모였는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연사로 끌어들인 '세 과시' '이준석 포위' 등 정치적 해석을 불렀을 뿐 '공부'로 뜨진 않았다.
이는 장 의원이 못 다 피운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모임의 한풀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당초 당·정까지 연계한 거창한 모임이 기획됐으나, "(권)성동이 형"까지 가세한 '파워 게임'에 한달째 표류 중이다. 모임 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14일 한 라디오에서 당내 갈등·분란 빌미를 줄까봐 걱정된다며 "민들레 홀씨 뿌릴 시간은 아니다"고 했다. 순수 공부 또는 정책개발 모임이라면 이 정도로 '눈치 싸움'들을 하고 있었을까.
'원톱' 드라이브 중인 권 직무대행 역시 지난달 27일 정책의원총회를 열어놓고 '장제원·김기현 의원 모임'과 비교하며 "지금 40명도 안 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의총 주제인 탈원전·전기료 인상 강연은 '비공개'에 부쳐놓고 머릿수에 일희일비한 촌극이었다. 원내지도부에 원(院) 구성 협상을 넘겼다지만 '비정상 국회'가 길어진 상황에 공부가 보이지 않는 공부모임 홍보 경쟁에 치우치고 대야(對野) 정치력은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소위 '잠룡'들도 마찬가지의 수준으로 보인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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