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우 ETRI 에너지·환경ICT 연구단장
![[기고] ESG경영, 조직문화로 정착돼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1502102369073001[1].jpg "[기고] ESG경영, 조직문화로 정착돼야")
7조8000억 달러, 원화로 1경 원이 넘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의 편지 한 통은 기업의 탄소중립 실행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바로 "기업의 사업 구조가 탄소중립과 양립할 수 있는 계획을 공개하라"라는 메시지였다.
우리나라도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 공동의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브룬트란트 보고서) 채택을 통해 촉발된 ESG경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의 'K-ESG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ESG는 이제 기업 뿐만 아니라 필자가 몸담고 있는 정부출연연구원에서도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2025년에 대기업, 2026년에 중소기업의 탄소배출량 공시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전체 코스피 상장사 대상으로 ESG 정보공시가 의무화되었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은 ESG 관련 정책과 목표를 선언하고 계열사의 ESG 추진 전담조직 및 체계를 수립 중이다.
그러나 대다수 중소·중견기업들은 인력, 비용 등 경영부담과 관련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이러한 분위기와 흐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미래세대에게 필요한 자원과 잠재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발전'으로 정의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은 그래서 실천하기 더욱 버겁다. 그럼에도 본 키워드는 탄소중립과 ESG경영을 관통하는 정신이자 목표임에 틀림없다. 국민·기업의 참여와 협의, 사회적 토론, 고민과 아울러, 지원 시스템이 함께 녹아들어야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 기업, 사회 활동에 있어서 ESG경영의 적극적인 수용과 관련 시스템의 준비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었다. 특히, 진단항목과 진단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세부정보의 확보 방안 수립과 인프라 구축 및 다차년(5년간) 추세 등을 통합 관리하기 위한 지원 시스템의 구축은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필자의 ETRI는 그동안 재생에너지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상쇄하기 위해 실시간 정보 모니터링, 발전량 예측 기술과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차 협조제어·운영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탄소중립 도시 구축을 위한 스마트 에너지시티 인공지능 최적화 기술과 공장에너지 최적 솔루션과 표준 플랫폼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는 탄소중립 에너지효율향상의 직접적 기여뿐 아니라 ESG경영 E(환경) 분야에서 현재 수준과 추세로 평가되는 진단항목에 대한 과학·기술적 근거와 정보 확보를 위한 '디지털플랫폼' 기반 기술이 된다.
연구원에서는 개인행복, 공공분야 지속가능성과 공정한 사회를 지향하는 국민의 요구에 대응하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지털 탈바꿈' 비전과 전략 수립, '지능화융합 플랫폼' 개발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민간·지역주도 국가혁신 역량강화와 정합성을 맞추는 동반혁신 생태계 구축의 일환으로 탄소중립, ESG경영의 개방형 표준 기반 플랫폼 마련에 노력 중이다. ESG경영 디지털플랫폼은 사회적 기여와 더불어 그린 캐피탈리즘, 환경경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견인수단이 될 것이다. 아울러 여러 경로와 과정을 거치게 되는 탄소중립 실현에 등정하기 위한 또 하나의 든든한 사다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SG경영은 기업의 환경·사회에 대한 책임, 지배구조로 설명되지만, 기업뿐만 아닌 연구원에서도 연구개발 수행과정 중에서 환경·사회적 가치 증진의 의무와 책임에 눈을 돌려야 함을 되새겨 준다. 따라서 ESG경영의 정착은 CEO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발적 노력이 더해지는 사회와 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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