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 '선박 점거 농성'을 불법으로 규정한 데 이어 법원까지 퇴거 결정을 내렸으나 파업이 계속되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정부의 공권력 집행을 촉구했다.
경총은 17일 경영계 입장을 내고 "정부는 현존하는 불법 앞에서 노사의 자율적 해결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에 따른 국민경제의 현저한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권력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집단교섭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2일부터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의 핵심 시설인 도크와 건조 중인 선박을 점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회사는 매일 약 316억원의 매출·고정비 손실이 발생해 현재까지 누적손실은 약 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 조선업이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 위주 수주로 올해 흑자 전환 전망을 밝혔고, 대우조선해양도 6개월여 만에 연간 수주 목표의 99.4%를 달성하는 등 경영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청지회 조합원의 불법행위로 도크가 마비되면 피해가 원청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근로자에까지 미치게 된다"며 "선주사와 신뢰관계가 중요한 조선업에서 생산 차질로 납기가 지연된다면 대외 신인도 저하와 조선업 경쟁력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경총은 "경영계는 하청지회가 우리 조선업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불법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업무에 선(先) 복귀한 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창원지법 통영지원 민사2부(재판장 한경근)는 지난 15일 대우조선해양이 유최안(40) 하청지회 부지회장을 상대로 낸 집회 및 시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를 인용했다. 법원은 이들 점거 행위가 정당한 쟁의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점거 행위로 사측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거나 그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퇴거하지 않을 경우 사측에 1일 3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대우조선 하청지회 조합원 150여명은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하청 노동자 파업 장기화로 공정이 멈춰 원청 노조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의 야간 근로자 570여명은 오는 18~19일 이틀간 휴업한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 12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