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다가오는 8·15 특사 계기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 대한 사면 또는 가석방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국정농단의 주범(主犯)에게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26일 밝혀뒀다. 지난 제19대 대선 옛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던 김경수 전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 등 친문(親문재인)단체의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여론조작(일명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인해 대선 지지율이 급락한 '최대 피해자'를 자처해왔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김 전 지사의 사면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경수·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댓글로 대선기간 여론을 조작한, 민주주의를 근본부터 붕괴시킨 중대 사건이다.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김경수·드루킹 일당은 무려 1초당 2.3회 꼴로 총 8840만번에 걸쳐 인터넷 댓글과 그에 대한 공감·비공감을 조작했다. 남북한 전체 인구수보다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 고의로 수사를 지연시켜 증거를 삭제할 충분한 시간을 주고도 남아있는 증거만 그 정도였으니, 실제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였을 것"이라며 "독일에서 만났던 한 외국인 지한파(支韓派) 학자는 이런 일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2017년 당시 저는 '김경수·드루킹' 일당의 댓글공작의 주 표적이었고, 그 조작으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덧쓰게 됐다. 조작된 이미지를 바로잡는 일은 저 스스로 감내해야 하겠지만, 이로 인해 민의가 왜곡되고 민주주의가 역행하고 국격을 훼손시킨 대규모 범죄행위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경수·드루킹 게이트'의 주범은 김경수이고, 종범(從犯)은 드루킹 김동원이었다"고 못 박았다. 19대 대선 전후 여론조작의 공로로 김동원씨 측이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하자 김 전 지사가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제안하면서 양측의 이해가 엇갈려 갈등이 불거졌던 정황 등을 주목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 "김동원은 만기를 채우고 출소했다. 종범이 형을 다 마쳤는데, 주범을 도중에 사면시키거나 가석방한다는 것은 공정에도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가석방설부터 차단하고 나섰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맞물려 김 전 지사 사면론이 제기되는 것도 겨냥 "사면은 주고받기가 아니다"고 민주당 등을 겨냥했다.
안 의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이 담긴 사면 결정을 앞두고, 대선 여론조작 사범을 끼워 넣어 달라는 식의 요구는 정의롭지도 않고, 국민정서에 부합하지도 않는다"며 "절대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구나 김경수는 여전히 범죄를 부인하고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져도 돌아온다'는 궤변으로 법원의 판단마저 부정하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은 이를 '양념'이라고 두둔하기까지 했다.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반성하지도 않는 정치공작 사범, 민주주의 파괴범에게 면죄부를 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의 왜곡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여론조작 행위에 대해서는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래야 민주주의 파괴 범죄가 종식되고 국민주권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
옛 국민의당 대표·대선후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현 국민의힘 의원.<안철수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