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선 ETRI 위성탑재체연구실장
![[기고] 달궤도 최초 우주인터넷, 한국이 연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2902102369660001[1].jpg "[기고] 달궤도 최초 우주인터넷, 한국이 연다")
하지만 지구에서 달까지는 빛의 속도로 1.28초 걸린다. 화성은 22.3분, 목성은 51.5분까지 소요된다. 1977년에 발사돼 태양계 밖으로 나가고 있는 보이저 1·2호는 각각 빛의 속도로 21시간 40분과 18시간이 걸린다.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무선통신 신호는 이처럼 전달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우주 인터넷은 각종 방사선에 노출되기도 하고 태양쪽은 너무 뜨겁고 반대쪽은 너무 추워 통신 환경에 최악조건이다. '우주는 넓고도 거칠다'라는 뜻의 우주홍황(宇宙洪荒)이 실감난다. 우주인터넷은 '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Vinton Cerf)가 행성 간 통신을 위해 개발했다. 우주인터넷은 기술적 용어로 지연 및 단절 허용 네트워크(DTN)라고 불린다. 그래서 다누리의 우주인터넷 탑재체 영문명이 'DTNPL'이다.
우주인터넷은 우주환경에서 노드 간 통신이 지연되거나 단절될 경우에도 데이터가 전달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즉, 데이터를 일정한 단위로 쪼개서 나누어 전달하고 이를 받은 통신 노드는 받은 데이터를 저장해 데이터가 중간에 없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우주인터넷 노드는 지구상 인터넷과는 달리 저장 및 전달 기능이 추가돼 있다. 끊기면 기다렸다가 연결되면 저장된 것을 전달하면 된다.
다누리에 실린 우주인터넷 통신장치는 우리나라 연구진이 처음으로 달 궤도에서 시도하는 것이다. 미국은 오는 2024년 1월, 지구 궤도에 우주인터넷이 가능한 '페이스(PACE)'라는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달 궤도 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는 우주인터넷 장치를 탑재할 예정이지만 2030년 경에나 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다누리는 우주인터넷 통신을 위해 지구에 있는 우주인터넷 노드와 연결한다.
ETRI에 있는 우주인터넷 통신센터에서 보낸 데이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인터넷 중계노드와 미국 나사(NASA)의 중계노드를 거쳐 다누리 궤도선의 우주인터넷 탑재체로 전달된다. 이같은 우주인터넷 통신 경로를 이용해 메시지 전송, 파일전송, 동영상 스트리밍을 시험하게 된다. 연구진은 다누리와 우주인터넷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송할지 고민 중이다. 다누리로부터 어떤 파일과 동영상을 먼저 보고 재생해 볼지도 정해야 한다. 후보 동영상 중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가 있다. 이 영상을 다누리로부터 받게 된다면 달에서 지구로 우주인터넷 방식을 사용해 실시간 재생하는 최초의 뮤직비디오가 되는 셈이다.
아울러, 미국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에는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의 통신 네트워크는 '루나넷'(LunaNet)이며 루나넷의 기본적인 통신 네트워크가 우주인터넷(DTN)이다. 이를 위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는 달 궤도에 있는 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를 만들어 달과 지구와 통신중계 및 우주인이 단기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루나 게이트웨이도 우주인터넷 통신방식을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이동통신 강국이다. 그렇지만 우주통신에 있어서는 기술 선진국을 따라가기 바빴다. 이번 다누리에 탑재된 우주인터넷 통신장치를 이용한 통신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면 달에서 우주인터넷을 처음으로 시험한 나라가 될 것이다. 우주통신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다누리의 우주인터넷 탑재체 개발 및 시험이 단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고 꾸준히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2031년의 우리나라 달 착륙선에 탑재된 우주인터넷 장치가 달 궤도에 있는 루나 게이트웨이와 연결되어 루나넷에서 우주인터넷 통신하는 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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