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석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 "지금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큰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깊은 사죄를 드리며, 이에 국민의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경제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벼랑끝에 내몰려 참으로 눈물겹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겪고 계신 국민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생의 어려움을 하루빨리 해결하고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로 보여주신 부강한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그 열망을 실현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의원의 지명직 최고위원 사퇴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총원 9명 중 과반인 5명 결원 상태가 됐다. 앞서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선출직 중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사퇴했고,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조수진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선출직 총 4명 중 3명이 자리를 비운 셈이며, 이준석 당 대표는 지난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성접대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아 사고 상태다. 이에 더해 윤영석 최고위원 사퇴로 5명이 결원됐다.
사퇴를 거부 중인 정미경 최고위원과 이 대표 측근 일원인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2인, 당연직인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까지 최고위 구성원은 4인만 남은 상황이다. 당 대표 권한은 권 원내대표가 행사하고 있어 지도부 해체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뜻을 충분히 받들지 못했다"며 "여러 최고위원 분들의 사퇴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 역시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다. 조속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예고했다.
최고위가 기능을 상실했다는 판단이 공식화하면 국민의힘은 전국위 의결을 거쳐 비대위를 출범시키게 될 전망이다. 기능 상실 여부는 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규상 최고위는 의결 구조에 관해 당헌 제59조(의결정족수)를 준용하고 있어 1항의 "(의원총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내용에 따라 최고위 구성원이 총 9명 중 과반인 5명에 못 미칠 경우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게 주된 해석이다.
일각에선 '재적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을 충족할 수 있는 3명만 돼도 최고위가 기능을 한다든가, 당규상 최고위 총원이 아닌 현재 인원을 재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둘 중 후자의 경우 '2인 최고위원회가 돼도 기능을 할 수 있다는 무리한 해석'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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