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국이 LFP를 주력으로 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늘기 시작했고, 여기에 기술 진화로 에너지밀도가 높아지면서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탑재 비율이 늘고 있다.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중국 난징 생산라인을 파우치 기반 LFP 제조공정으로 전환해 ESS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미국 미시건 공장에 신규 라인을 만든다. ESS용 LFP배터리로 시작해 향후 전기차용 LFP배터리로의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은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 단계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수요자가 원하는 부분이 있을 경우 LFP 배터리에 대응할 준비는 갖춰놓는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발 완료 후 고객사 요청 유무에 따라 사업 검토를 본격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온 국내사들이 중국이 집중해온 LFP 배터리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이유는 완성차 업체들의 늘어나는 수요 때문이다. LFP 배터리는 중국 내수용으로 해외 수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테슬라가 지난해 자사 주요 모델에 LFP 배터리 사용 계획을 밝히면서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LFP배터리를 보는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제 테슬라는 LFP 배터리를 모델3 기본 스탠다드 RWD에 탑재하면서 엔트리급에 LFP 배터리가 활용성이 높다고 입증했다. 주행거리가 짧다고 여겨졌지만, LFP 배터리팩이 탑재된 모델 3는 미국 환경보호청 기준 약 429㎞의 주행거리까지 인증받았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지만, 테슬라의 LFP 탑재로 이제 옛 말이 됐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LFP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은 최근 주행거리를 크게 늘린 차세대 배터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CATL은 3세대 CTP(Cell to Pack) 배터리 기린 전지를 2023년에 출시하는데, 항속거리가 1000km에 이른다. 이 배터리로 유럽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목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FP 배터리가 중국 밖에선 안 된다고 했지만 세계 시장에 CATL, BYD가 차근차근 기반을 넓히고 있다"며 "이들이 한계를 극복한 CTP, CTB(Cell to Body) 등 기술로 LFP 단전지로 채운 전기차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400km를 넘어서기 시작했한 만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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