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업단(시공단)과 '상가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공사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4일 대주단과 시공단에 사업비 대출 기간 연장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둔촌주공 사업의 시공단은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며 대주단은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다.
최근 시공단은 재건축 사업의 대출금융기관 모임인 대주단으로부터 대출금 기한 연장 불가를 통보받았다며 사업비 대출금을 대위변제한 뒤 조합에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집행부에 보냈다. 이에 대해 조합 집행부는 전원 사퇴 의향서를 강동구청에 제출하고, 오는 10월 새 집행부 선임과 공사 재개를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대출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조합 집행부는 "시공단과 공사 재개와 사업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상환할 수 있도록 대출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며 "공사 재개의 걸림돌이었던 사안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11월과 12월에 각각 일반분양 승인 신청과 관리처분 총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공단 관계자는 "사업비 대출 연장 여부는 대주단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대주단 입장에 따라 시공단은 보증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대위변제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구상권 청구도 주주 배임 소지가 있어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업비 대출 기간 연장 문제와는 별도로 시공단과 조합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상가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전망이다. 조합 집행부는 "조합은 상가문제 해결을 위해 통합상가위원회가 리츠인홀딩스와 지속해서 협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15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사업의 지분 96%를 가진 아파트 조합원의 의견 수렴과 법률적 검토를 거쳐 현 상가대표단체(통합상가위원회)의 승인을 취소하고 해지된 건설사업관리(PM) 계약서를 원상 회복하는 총회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공단측은 "통합상가위원회가 의사 결정 주체에서 제외되면 기존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어 공사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조합 집행부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사업정상화위 구성원을 개편하고 둔촌주공 정상화위와 협의해 위원회 운영 규정도 마련했다. 집행부측은 박석규 직무대행과 김경중 이사, 둔촌주공 정상화위 측에서는 김기동·박승환·조정호 위원이 참여해 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장은 박석규 직무대행이 맡는다.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4월 15일 0시부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