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의 글로벌 톡] `무소불위` 왕이 중국 외교수장 유력…"연령제한 쯤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8/2022082202109919607005[1].jpg "[김광태의 글로벌 톡] `무소불위` 왕이 중국 외교수장 유력…\"연령제한 쯤이야\"")
중국 최고지도부는 올가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리는 시점에서 승진 후보군에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규정을 불문율로 적용하고 있지만, 대만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중국과 미국 간 관계가 악화하는 시점에서 이같은 연령 제한 규정이 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오는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방과의 대립 격화에 맞서 중국 외교를 책임질 차기 외교 수장으로 왕이 외교부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반면 시 주석이 가장 신임하는 외교관으로 10년 가까이 중국 외교를 책임져온 양제츠(72)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당대회에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장이 최근 시 주석의 발언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내온 것도 승진을 위한 캠페인이 아니었느냐란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본토 전문가는 SCMP에 "왕 부장이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극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미국, 일본에 대해 그가 평소보다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것과 별개로 시 주석에 대한 왕 부장의 아첨 발언은 분명 중국 국내 청중을 겨냥한 계산된 움직임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전문가들도 왕이 부장의 승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 워싱턴 싱크탱크인 세계안보연구소의 갈 루프트 공동소장은 "양제츠와 왕이가 동시에 떠난다면 중국 외교 서비스에 공백을 남길 것이고 이는 중국 외교 정책의 연속성을 해칠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뒤이은 중국의 군사력 과시는 왕 부장의 은퇴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사와 외교 채널이 끊어진 상태에서 외교 채널이 미중 관계를 이어갈 유일한 끈이며 특히 1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이 있으면 왕 부장은 이를 다룰 최적임자다"라고 평가했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전 편집장으로 현재 뉴욕 싱크탱크 '중국전략분석'에서 일하는 덩위원은 69세인 시 주석 자신이 은퇴 연령 규정을 무시했기 때문에 왕 부장에도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시 주석은 규정 파괴자이고 게임 체인저"라며 "그가 당대회에서 7상8하 규정을 준수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왕 부장의 경쟁자도 있다. 지난 6월까지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지낸 쑹타오(67)와 류제이(64)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주임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SCMP는 쑹타오는 승진 대열에서 밀려난 것으로 점쳐진다고 보도했다.
왕 부장의 자리를 대신할 젊은 세대 외교관 면면도 관심이다. 여기엔 친강 주미 중국대사, 셰펑 외교부 부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류하이싱 국가안전위 부주임 등이 거론된다. 한때 주미 중국대사 후보로 거론됐던 러위청 전 외교부 부부장도 유력한 후보로 보였으나 그는 지난 6월 방송을 총괄 관리하는 광전총국 부국장에 임명되면서 중도 탈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중국미국연구소의 소우랍 굽타 선임연구원은 "왕 부장은 중국의 가장 세련된 외교관"이라며 "중미 관계에서 가장 미묘한 이슈인 대만을 둘러싼 긴장 고조는 중국 외교에서 왕 부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베이징의 정치과학자는 "10년 만의 최대 인사이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당대회 직전까지 후보군 사이 막후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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