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 제출까지는 6개월 여유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하고, 컬리의 상장 승인을 확정했다. 지난 3월 28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앞서 컬리는 심사의 걸림돌이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와 올해 상반기 실적 및 재무 현황을 거래소에 제출했다. 의무보유 확약서에는 컬리의 FI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고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거래소는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5.75%로 낮은 점을 고려해 FI들에 최소 18개월 이상 보유 지분을 팔지 않을 것과 20% 이상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겠다는 약정을 컬리에 요구한 바 있다. IB업계에서는 거래소가 내건 조건을 추가로 충족한 만큼 컬리의 무난한 예심 통과를 점쳐왔다.
1차 관문은 넘었지만 최종 상장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당장 공모가 산정 과정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 당시에는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글로벌 긴축기조 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몸값이 반토막 수준인 2조원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컬리의 지분투자자들이 상장 전 지분을 처분하게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상장 시 컬리 몸값이 4조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투자 기업의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컬리는 지난해 7월과 상장전 투자 단계에서 2조5000억원 기업가치로 2254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했다. 같은 해 12월 합류한 홍콩계 사모펀드 엥커에쿼티파트너스(엥커PE)의 경우에도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대로 평가하며 2500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현재 물류센터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라도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며 "FI들도 단기 손실에도 불구하고 상장 이후 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낮은 공모가를 수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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