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거래량 5분의 1로 감소
수도권 미분양아파트 쌓여가
수도권 미분양아파트 쌓여가
22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8월 1183세대에서 지난달 4529세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만608건에서 4094건으로 급감했다.
서울의 7월 미분양 물량은 592세대로 집계됐다. 전월(719세대) 대비 100여건 줄었지만 올해 초 47건까지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10배 이상 많다. 이달 물량 감소도 할인 분양에 따른 것으로, 여전히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이는 거래량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서울시 거래량은 605건으로 역대 최저치였던 2월(819건)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서울 거래량은 작년 8월 4064건에서 매달 감소 추세다. 올해 3~5월 대선 후보들이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는 듯 했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5월 세금 줄이기용 매물까지 쏟아지며 1749건까지 늘었지만, 6월 1079건으로 다시 감소했고 이후 한국은행이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까지 단행하면서 7월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달 역시 현재까지 거래량이 122건(22일 기준)에 그치면서 한번 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천, 경기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두 지역의 7월 미분양 물량은 각각 544세대, 3393세대로 본격적인 부동산 상승기였던 2020년 말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8월 기준 두 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339세대, 789세대에 불과했다.
거래량 감소도 양상이 비슷하다. 인천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작년 8월 3018건에서 지난달 701건으로 줄었고, 경기도도 같은 기간 1만3526건에서 4094건으로 감소했다. 이달 현재까지 거래량도 179건과 700건에 그쳐 전월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주택시장 약세 현상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거래량이 늘어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 대선기간에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나 싶었지만 금리 인상 여파가 워낙 컸다"며 "현재 거래절벽 현상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파트 매수심리도 추락하고 있다. 이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7로 지난 2019년 7월 이후 3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이면 수요와 공급 비중이 같고,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작년 8월 3만8000여건으로 저점을 찍은 뒤 이달 6만여건으로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시장은 결국 금리를 따라갈 것"이라며 "작년 8월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에 올들어 수도권 집값 고점 인식, 입주 및 분양 등 공급물량 증가 등이 더해지면서 매수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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