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명 채용에 고령자가 대부분
숙련공 이탈·인력 빼가기 심각
숙련공 이탈·인력 빼가기 심각
조선업계의 인력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조선업체끼리 '인력 빼가기' 문제도 불거지면서 공정위 제소 등 법적다툼으로까지 이어지려는 양상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 18일 군산 새만금 컨벤션센터에서 사내협력사 합동 채용 설명회를 가졌다.
총 350명을 뽑을 예정이었는데 500여 명이 몰렸다. 하지만 지원자 대부분 고령층이었으며 청년층 지원자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원자가 대부분 고령층이라는 점은 조선업계 내부 구조적 문제를 되짚어보게 한다"며 "막대한 혈세 지원에도 불황이 오면 사람부터 내？는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황이 오면 폐업하고 도망가는 '먹튀'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령층 인력만 늘어날 경우 숙련공 이탈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조선업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종업계에서 '인력 빼가기' 문제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케이조선, 대한조선 등 4개 조선업체는 이르면 이번주 핵심 인력에 대한 부당 유인 행위를 이유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이들은 한국조선해양이 300여 명에 달하는 자사 핵심 인력에 접근해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하며 불법적인 유인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출된 인력들이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고부가가치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과 관련된 고급 인력이라는 점도 제소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3월에도 현대중공업그룹의 경력직 모집과정이 기업윤리에 어긋난다며 이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회에 따르면 당시 현대중공업 사무·기술·설계·연구 분야 인력 모집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만 3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분야의 채용 규모는 400명으로, 면접을 본 지원자 절반 이상이 경쟁업체의 직원이었던 셈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9일 조선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젊은 인력은 조선업계를 외면하고 있고, 불황기에 떠난 청년들도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외국 인력 확대만으로는 경쟁력 유지가 어렵다"고 우려했다.이상현기자 ishsy@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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