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 공사 기간을 50개월로 책정했다. 통상 아파트 공사 기간이 40개월 미만인 것에 비하면 10개월 이상 길게 잡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입찰 경쟁력을 낮추더라도 건설현장 안전·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사 기간을 길게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우동3구역 재개발 공사 기간을 착공 후 50개월로 제시했다.
이는 일반적인 아파트 공사 기간보다 1년 가량 긴 기간이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조합원들의 입주는 늦어지고 건설사의 영업 마진은 감소한다는 단점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동3구역은 부산 해운대 인근에 위치해 공사 난이도가 높은 현장에 속한다"며 "또 지하 공간을 6층까지 건설하는 등 공사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동3구역과 마찬가지로 공사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받는 인근 우동1구역의 경우 공사 기간이 짧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초 우동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 당시 공사 기간을 34개월로 책정했다. 우동3구역 공사 기간이 인근 단지인 우동1구역보다 16개월이나 긴 것이다. 또 현대건설은 역대 재개발 사업 중 공사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에 공사 기간 37개월로 입찰한 바 있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의 이번 제안이 리스크 관리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빠듯한 공사 기간은 건설현장 사고의 제1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공사 기간이 늘어날 경우 조합원의 입주가 늦어져 건설사의 입찰 경쟁력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사고 이후 공사 기간을 늘리고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시각이 업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며 "우동3구역 재개발 입찰이 경쟁 구도로 진행됐다면 이처럼 제안하지 못했겠지만 수의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보니 공사 기간을 길게 제안한 것 같다"고 전했다.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난이도가 높은 구역이라 할지라도 공사 기간을 1~2개월 정도만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1년 이상 길게 잡은 것은 매우 특이한 사례"라며 "건설현장 안전 관리에 더욱 힘쓰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