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문제점·개선방안 토론회
"산업재해 예방보다 처벌법" 비판
기소 1곳불구 처벌 규모에 공포감
전삼현 교수 "유례없는 징벌 배상"
"산업재해 예방보다 처벌법" 비판
기소 1곳불구 처벌 규모에 공포감
전삼현 교수 "유례없는 징벌 배상"
![[중대재해법 7개월 `예견된 혼란`] "노조 불법은 묵인, 기업만 옥죄"… `대기업 마녀사냥` 반발 거세](http://contents.dt.co.kr/images/202208/2022083002100332049001[1].jpg "[중대재해법 7개월 `예견된 혼란`] \"노조 불법은 묵인, 기업만 옥죄\"… `대기업 마녀사냥` 반발 거세")
29일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관해 국회에서 '중대재해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중대재해법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의 경우 그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은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한 자로 1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10년 이하의 벌금형에 처함을 규정하고 있다.
◇'불법' 노조는 묵인한 채 기업만 책임 가중= 이날 토론회에서 건설업계 등 현장 관계자들은 중대재해법 이전에 노조의 인사 압박과 불법행위로 안전 관리는 커녕 '무법천지'가 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한상준 대한건설협회 부장은 "현장은 건설노조로 인해 무법천지가 된 지 오래"라며 "전 정부에서 어떤 불법행위를 해도 용인된다는 것이 박혀있는데 자기 노조원을 채용하라고 협박하면서 이에 불응하면 현장 출입구를 봉쇄하거나, 현장에 들어가야 하는 기계 앞에 일부러 동전을 뿌리고 하나씩 천천히 줍도록 하는 방식으로 현장을 점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인사권이 노조에 넘어가 있는 상황 속에서 기업만 압박하는 것으로 과연 '사고 제로'가 되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이런 부분을 정리해주지 않고 정부가 방관한 채 기업들만 벌을 주겠다고 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건설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법대로만 집행해달라"고 호소했다.
중대재해법이 노조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데다 경영자와 관리자, 기업에 대한 처벌 규정만 남발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처벌 강화만으로 산업재해를 감소시킬 수 없다는 주장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마녀사냥 식으로 경영자와 관리자, 기업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처벌을 밀어분인, 처벌만을 위한 법"이라며 "경영자를 강자, 가해자로 인식해 무한책임 부담을 지우는 것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법은)20년 전에 만들어진 제조물 책임법 보다 법리구성에서 열등하다"며 "제조물 책임법 4조는 면책을 인정해주고 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그 어디에서 명시적인 면책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법리적으로도 문제 투성이…"분노의 가중 '특특특'별법"= 박인환 전 건국대 교수(변호사)는 중대재해법을 '분노의 법'으로 정의했다. 그는 "이 법은 가진 자, 특히 기업, 그 중에서도 대기업에 대한 분노와 증오의 법으로 기본적으로 형사처벌을 위한 '가중' 특특특별법"이라며 "중대재해법은 기업의 경제 활동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이며, 과잉 입법, 대중 영합적인 포퓰리즘 입법이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 사업주와 법인, 기관이 중대재해로 손해를 입은 사람에 대해 형사책임과 손해액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지게하고 있는 것 자체가 과도한 형사처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년 이상이라는 하한형 방식의 규정은 살인 등 고의적 중범죄에 대한 처벌방식으로, 기업경영자를 과실범이 아닌 소위 고의범으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기본법인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민사책임 규정이 없는데, 특별법인 '중대재해법'에는 민사책임 규정에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규정해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징벌배상면책 조항 자체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사문화된 조문'이라고 평가했다.전 교수는 징벌배상책임제의 성립요건과 면책요건의 주체가 각기 다르다게 규정돼 있다고 비판했다. 중대재해법의 책임성립요건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의무를 위반해야 5배 징벌배상책임을 지는데, 면책요건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아닌 '법인 또는 기관'이 해당 업무에 관해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을 것을 요구해 논리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중대재해법으로 처벌받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입건된 건수는 46건에 이르지만 검찰이 기소한 사건은 급성중독으로 직업성 질병자 16명이 발생한 에어컨부품 제조업체 '두성산업' 단 한 곳뿐이다. 두성산업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노동자 16명이 집단 독성 간염을 일으킨 사건이다.
또 아직까지중대재해법으로 처벌받은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박한나기자
park27@
dt.co.kr
![[중대재해법 7개월 `예견된 혼란`] "노조 불법은 묵인, 기업만 옥죄"… `대기업 마녀사냥` 반발 거세](http://contents.dt.co.kr/images/202208/2022083002100332049001[2].jpg "[중대재해법 7개월 `예견된 혼란`] \"노조 불법은 묵인, 기업만 옥죄\"… `대기업 마녀사냥` 반발 거세")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