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사, 제조사,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참여하는 eSIM협의체 논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마련한 '스마트폰 e심 도입방안'을 토대로 시스템 개발, 단말기 출시, 제도 개선 등 준비 과정을 거쳐 e심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USIM(유심)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e심은 유심과 달리 칩을 스마트폰에 삽입하지 않고 단말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유심과 e심 중 원하는 방식으로 개통할 수 있다. e심은 온라인에서 개통하는 경우 유심과 달리 심배송 과정이 없기 때문에 빠르게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 발급 비용 또한 2750원으로, 유심 구매 비용인 7700원에 비해 저렴하다.
다만, 동일한 통신사를 이용하면서 기기변경 등 단말기만 교체하는 경우 유심은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e심은 현재 기술적 한계로 재다운로드가 지원되지 않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자체 홈페이지 개발 등 각 사별 사정에 따라 e심서비스 시행여부 및 시행시기가 다르다. 20개 사업자가 9월 1일부터 e심 서비스를 도입하고 9월 이후 순차적으로 시행하거나 각 사별 판단 하에 e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사업자도 있다.
이동통신 3사는 e심 서비스 개시와 함께 9월부터 12월까지 각 사별로 e심을 처음으로 발급받는 이용자에게 e심을 무료로 발급하는 프로모션을 연다.
단말은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는 이달 출시된 '갤럭시Z4' 시리즈에 처음으로 e심을 탑재해 출시했다. 애플은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XS맥스·XR부터 e심을 지원한다.
e심이 내장된 스마트폰은 유심과 e심을 이용해 하나의 단말로 두 개의 전화번호를 개통하는 듀얼심도 이용할 수 있다. 두 개의 전화번호를 개통하는 경우 통신사를 달리하여 가입하는 것도 가능하고, 선택약정 요금할인도 각각의 개통 건에 적용 가능하다. 다만, 공시지원금은 단말 구입 시 개통되는 하나의 회선에 한해 지급 가능하다.
또 대포폰 등 이동전화 부정사용 방지를 위해 한 개 단말 내에 한 사람의 명의로만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 듀얼심 스마트폰은 분실·도난 시 1개 회선만 신고해도 2개 회선 모두 이용이 차단되도록 스마트폰 고유식별번호(IMEI)를 미리 등록할 수 있는 'IMEI 사전등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동전화 단말기 자급제 홈페이지에서 이용 가능하다.
과기정통부는 듀얼심으로 인한 010 번호 수요 증가에 대비해 번호 사용률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한다. 이통사 간 번호 공동사용 제도를 활용하거나 정부 보유분을 신규로 부여하는 등 번호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번호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심 도입으로 온라인 개통이 간편해지고 듀얼심을 이용해 하나의 단말로 용도를 분리해 이용할 수 있어 이용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단말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e심은 국내 도입이 늦은 편이지만, 이미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보편적으로 도입돼 있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전세계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e심 서비스를 도입했다.
과기정통부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개통하는 알뜰폰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고, 통신사 간 경쟁촉진 및 심 비용 부담이 완화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e심 도입으로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유틸리티 등 다양한 IoT 산업에서도 e심 서비스 활성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선택권 확대 및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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