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의 분노가 '마차 시위' 이후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들은 마차 시위를 벌인지 이틀 만에 '트럭 시위'를 펼치는 한편 환불 소송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우마무스메 국내 이용자들은 지난달 31일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 성남 판교 일대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마차 시위에 이은 것이다. 마차 시위에 이어 트럭 시위를 기획한 총대진 측은 "시위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다음 단체행동 전까지 지속적 시위의 일부로 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광판에는 '간담회 개최하라', '책임자 숨어버린 카카오게임즈' 등의 항의 문구가 표시됐다.
환불 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우마무스메 국내 이용자들은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그간 게임에서 결제한 금액 내역을 잇따라 인증하고 있다. 현재 총 인증 금액은 5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들은 집계치를 바탕으로 향후 법무법인에 소송 난이도 등을 문의할 예정이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실존하는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을 육성하고 레이스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쟁하는 콘텐츠다. 지난해 2월 일본에서 먼저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맡아 올해 6월 출시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과 한국 서버 간 차별, 소통 부재 문제를 둘러싸고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하며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게임 내 최대 이벤트인 '챔피언스 미팅'이 일본에서는 3주 전 공지된 반면 국내에서는 3일 전에 게재되면서 공분을 샀다. 챔피언스 미팅을 준비하려면 약 2~3주가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국내 이용자들은 마차 시위와 함께 카카오게임즈 측에 이용자 명의의 성명문과 불매 서약서를 전달했다. 당시 마차 시위에는 국내 이용자 200명가량이 참여, 약 30분 만에 950만원이 넘는 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는 논란 이후 "부족한 부분이나 미숙한 대응에 대한 의견들은 반성하는 마음으로 모두 확인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의 두 차례 사과문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운영 총책임자의 공식 사과, 국내 이용자 대표와 간담회 개최·지속적인 소통 창구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카카오게임즈가 암초를 만나게 됐다는 평도 나온다. 우마무스메는 국내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고 일일 매출 15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함께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실적을 견인한 주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의 별점 테러로 우마무스메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평점은 4점대에서 최근 1점대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국내 유저들의 분노가 크다는 의미로 우마무스메의 장기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카카오게임즈 측은 "불편을 드린 이용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용자들의 의견들을 수렴해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으며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31일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 판교 일대에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국내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총대진 측 제공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 국내 이용자들이 게임사 측의 운영 방침에 반발하는 항의 문구 현수막을 붙인 마차가 지난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