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담 늘자 앞다퉈 올려
정부 '추석물가 억제' 강조에
LG생건 등 일부는 인상 철회
정부 '추석물가 억제' 강조에
LG생건 등 일부는 인상 철회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물가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차가 있을 뿐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포인트 딥클린휩 클렌징폼(100ml)' 은 9월 1일부터 6900원에서 8900원으로 30% 가까이 오른다. '포인트 올인원 클렌징티슈(20P)'는 27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된다.
생활잡화도 오른다. 내달 1일부터 에너자이저 건전지(6V)는 5600원에서 6900원으로, 3M '스카치브라이트 물걸레청소포(30매)'는 8700원에서 1만700원으로 각각 23%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가격 인상 시점을 두고 고심 중인 업체들도 있다. LG생활건강은 9월 1일부터 편의점에 납품하는 '온더바디퍼퓸바디워시(170ml)' 제품을 기존 4500원에서 5500원으로 가격을 22%나 올리려다, 이날 오전 부랴부랴 편의점에 공문을 띄워 가격을 원래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각점포에 재공지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관계자는 "가격인상하는 것으로 협의가 돼서 점포에 이미 공지가 나갔는데 LG생활건강으로부터 오늘 (31일) 오전, 인상 가격에서 기존 가격으로 정정 한다는 내용으로 가격 정정 요청 공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직원의 실수로 가격이 잘못 등록된 것을 확인해 오늘(31일) 편의점에 원래 가격인 4500원으로 정정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최근 SPC삼립이 '미트로드 동파육 슬라이스' 제품 가격은 8900원으로 그대로 두고 중량을 200g에서 150g으로 25% 줄여 판매하려다가 이를 다시 철회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추석 물가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제가 추석 물가도 잘 잡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식음료 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수입식품 유통사 엔제이는 그레인쿠키앤크림치즈 가격을 2800원으로 유지하면서 중량을 120g에서 100g으로 줄일 계획이다. 가격을 올리면서 이름표를 바꿔단 과자도 있다. 편의점 대표 간식으로 꼽히는 델리팜의 '로아커웨하스바닐라'는 3800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면서, 제품명을 '로아커웨하스바닐라 3800'에서 '로아커웨하스바닐라125g'으로 바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부터 영업이익 급감하는 식품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실적 악화를 최대한 방어해야 하지만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단순히 가격을 올렸다가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게 뻔해 업체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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