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또 다시 올해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급매 거래만 이뤄지면서 급매 가격이 시세로 인식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5주차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떨어지며 지난 5월 이후 14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세가격도 0.09% 하락하며 전주(-0.06%) 대비 낙폭이 확대됐다.
도봉구가 -0.27%로 25개 자치구 중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노원구 -0.25% △은평·서대문구 -0.23% △종로·성북구 -0.21% △중·강북구 -0.20% 순으로 나타났다. 강북 지역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도봉구는 쌍문·방학·창동, 노원구는 공릉·상계·월계동 대단지 위주로 집값이 떨어지며 전주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강남 지역도 하방 압력을 버티지 못했다. 송파구(-0.12%)는 잠실동 대단지와 오금·문정동 구축 위주로 집값 하락이 나타났고, 금천구(-0.11%)는 독산·시흥동, 영등포구(-0.10%)는 문래·영등포동에서 기존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진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서초구(-0.02%)는 전주와 동일한 하락폭을 기록했지만, 용산구(-0.04%)와 강남구(-0.06%)는 낙폭이 더 확대됐다.
전세시장 약세도 이어졌다. 대출금리가 한번 더 오르며 이자 부담이 더 커졌고, 이에 따라 반전세와 월세 전환 수요가 증가됐다. 지난주 대부분의 거래가 갱신거래 위주로만 거래되며 신규 전세수요는 더 줄었다. 종로구(-0.18%)가 2주 연속 전셋값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으로 집계됐고, 서대문구도 홍제·홍은동 위주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며 종로구와 동일한 낙폭을 기록했다. 은평구(0.15%)와 성북구(-0.14%)도 각각 응암·녹번동 대단지, 길음·정릉동 위주로 매물 적체가 이어지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0.21%, 0.29% 떨어져 지난주보다 낙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도 지난주 -0.18%에서 금주 -0.20%로 더 많이 떨어졌다.
화성시 아파트값이 0.34%, 광명시가 0.33% 각각 내리는 등 지난해 집값 상승폭이 컸던 지역에서 하락세가 가팔랐다. 의왕시 아파트값은 이번주 0.32% 떨어졌고 오산시는 0.28%, 하남시는 0.27%, 수원시는 0.23% 각각 하락했다.
이에 비해 정부가 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값은 -0.12%로 지난주(-0.13%)보다 낙폭이 다소 축소됐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도 지난주 -0.12%에서 -0.11%로 하락폭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거래 심리가 더 위축됐다"며 "급매물 위주로 이뤄진 간헐적 거래가 시세로 인식되는 상황이 지속되며 전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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