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1일 '가세연과 쌍방 고소고발' 이준석 前대표에 피의자 신분 소환 통보
김성진씨, '2013년 7·8월 아이카이스트-朴대통령 접촉 청탁하며 성접대' 주장
"2015년 추석 선물까지" 알선수재 포괄일죄 혐의적용시 공소시효 이달까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성접대 의혹' 쌍방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이 전 대표 직접 조사를 위해 소환을 통보했다. 이 전 대표는 올해 초 대선 기간 최측근이던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을 소위 '성접대 의전담당자'로 지목된 인물에게 보내 7억원 투자유치 각서를 써줬다는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7월초 당내 중징계를 받은 바도 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1일) 이 전 대표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경찰은 이 전 대표에게 2013년 7·8월 성접대를 제공했다고 지목된 뒤 진술을 자청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상대로 6차례의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김성진씨는 성접대 의혹과는 별개의, 업체 운영 관련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9년형이 확정된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경찰 접견조사를 받아왔다.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지난 8월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2013년 7~8월 대전에서 김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2011년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에서 비상대책위원으로 영입된 이래 '박근혜 키즈'로 불리던 이 전 대표에게 2013년 6월 처음 연락해 7월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 접촉 알선을 청탁하며 성접대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참고인 진술 과정에선, 두번째 접대가 이뤄진 당해 8월15일 김씨가 이 전 대표로부터 '박근혜 대통령 시계'를 받았는지로 양측이 추가 진실공방을 벌인 바도 있다.
이외에도 김씨는 2014년에도 이 전 대표 등 6명을 만나 식사와 와인 등을 접대하고 여가수를 소개해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전 대표에게 2013년 7월11일·8월15일 두차례 대전 유성구 호텔 성접대, 이 전 대표가 운영했던 교육봉사단체 '배나사'에 물품 제공, 2015년 9월 추석 선물까지 모두 십수차례 금품·향응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접대 초기 이 전 대표가 그 대가로 당시 현역 국회의원과, 박 전 대통령 올케인 서양희 변호사와 인연이 있다는 기업인까지 총 2명을 소개해줬다는 진술도 했었다.
다만 김씨 측이 주장하는 2013년 성접대 의혹의 경우 성매매는 5년, 알선수재는 7년의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돼 처음부터 범죄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거론돼왔다. 이와 관련 김씨 측 법률대리인들은 2015년 9월 추석 선물까지 대가성 금품으로 인정하면 이달까지 알선수재 혐의 '포괄일죄'가 적용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에 따라 경찰 측은 혐의가 인정될 경우 공소시효가 이달까지라는 판단 하에 사건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성접대 의혹은 지난해 12월27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대전지검 수사기록에 관련 내용이 실려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최초 폭로됐다. 같은달 29일 이준석 당시 대표는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가세연 관계자들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그 이튿날(30일) 가세연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사법시험준비생모임 등은 서울중앙지검에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 전 대표를 맞고발했다.
지난 6월21일 김소연 변호사(당시 김성진씨 법률대리인)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아이카이스트 내부의 2013년 11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김성진(오른쪽) 아이카이스트 대표 접촉 관련 미공개 사진.<김소연 변호사 페이스북>
다만 해당 사건은 검찰 직접수사 개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올해 1월7일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이후로도 가세연은 지난해 12월27일 이 전 대표가 가세연 방송 직후 성접대 의전담당자로 알려진 장모씨와 통화해 '대전에 사람을 하나 내려보내겠다'고 했고, 같은달 28~29일 김철근 당시 정무실장이 장씨와 이 전 대표 문제를 상의한 뒤 올해 1월10일 다시 만나 '성상납은 없었다'는 사실확인서와 모 병원 7억원 투자유치 각서를 맞바꿨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는 성접대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까지 불거졌으며, 김씨 법률대리인인 강신업 변호사가 이 전 대표를 무고죄로 추가 고발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월 친박(親박근혜)성향 보수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이에 관한 이 전 대표 징계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에 청구했고 윤리위는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품위유지의무 위반 징계 검토 대상으로 의결했다. 6·1 지방선거 국면이 마무리된 뒤엔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가 예고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가세연이 이 전 대표가 2013년 출입한 대전 유성구 호텔 내 CCTV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실제 공개에 이르지 않은 사건도 있었는데, 이 전 대표는 6월21일 BBS라디오 방송에서 "무슨 CCTV를 공개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전례 없이 "제가 거기서 숙박했던 것은 이미 이야기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모았다.
한편 지난 7월7일 개최된 윤리위 회의 이튿날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김 전 정무실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가 각각 의결됐다. 직무정지 이후 이 전 대표는 대표 직무대행을 맡았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문자를 받은 것으로 포착되자 윤 대통령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시켜왔다.
여론 악화와 당정지지율 급락에 최고위원 사퇴 선언이 이어졌고,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 체제를 포기하고 당 비상상황 판단에 따른 당헌개정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까지 밀어붙였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공방을 불사하면서 일련의 당 내홍 사태를 윤 대통령과 연결지어 "이 사태를 주도한 절대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