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학 편집국장
![[정구학 칼럼] 누구를 위하여 자유의 종을 울리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209/2022090502102251033001[1].jpg "[정구학 칼럼] 누구를 위하여 자유의 종을 울리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1961년 취임 명연설이다. 필자 세대가 영어공부를 위해 외웠던 문장(Do not ask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for your country.)이다.
이 연설을 자유주의자 밀턴 프리드먼은 문제 삼았다. 자본주의와 자유(Capitalism and Freedom,1962년 발간) 서문에서다. 국가를 군주나 신(神)과 같은 보호자, 시민을 노예나 신자(信者)역할의 피보호자로 규정했다는 것. 이는 자기가 운명을 책임지는 자유인에 배치된다고 프리드먼은 반박했다. 프리드먼은 '자본주의와 자유'를 풀이해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란 책을 펴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학시절 '선택할 자유'를 읽었다고 말했다. 취임식에서 35번, 올 광복절 기념사에서 33번이나 '자유'를 외친 것도 프리드먼의 자유를 신봉해서다.
현재 국내·외 정세를 보면 프리드먼의 바램과는 반대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반(反)자유화의 물결을 역류해야 하는 처지다. 거꾸로 헤엄쳐야 하니 힘이 갑절이상 든다. 입법 전선에선 거야(巨野)의 철통방어선을 뚫어야 한다. 첫 '다이어트 예산'은 민주당의 태클에 걸렸다. 지역화폐 임대주택 노인일자리 등 선심성 이재명 대선 공약을 되살리라는 것. 대선 패배자가 자신의 공약을 예산으로 실현하려고 하니 아이러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를 패자부활전의 운동장 내지 대피소로 여긴다. 검찰소환에 반발하며, 윤 정부에 어깃장 강도를 높일 것이다. 민주당은 표밭인 민주노총이 요구한 '노란봉투법안'(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제한)도 쏟아낸다. 모두 '예산 요요현상'을 부르고, 사용자 권리를 빼앗는 반(反)자유시장적 폭탄이다.
나라 밖은 힘쎈 형님격인 미·중·러가 반(反)자유화, 반(反)세계화로 힘 자랑을 한다. 윤 대통령은 민물(국내)과 바닷물(국제)이 만나는 풍천(風川)의 격랑 속에 휩싸였다. 반도체와 리튬배터리라는 'Made in Korea 구명 튜브'를 잡고 '부표(국익 극대화)'를 찾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 러시아 푸틴 대통령,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반(反)자유무역 선봉에 섰다. 이 소식에 최근 타계한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이 눈을 편안히 감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철의 장막을 걷어냈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내부의 자유 허용)과 글라스노스트(개방:외부와의 자유거래 오픈)는 자유주의 철학의 수용이었다.
인류를 진일보시켰던 세계의 자유화(Global Liberlism)는 안보 국가주의(Security Nationalism) 쓰나미에 밀리고 있다. 철학자 헤겔은 인류사를 자유를 확장해온 투쟁이라고 정의했다. 동·서양사를 자유라는 잣대로 해석했다. 군신(君臣)관계의 동양, 노예에게 자유를 불허한 그리스, 종교에 묶인 서양의 중세기를 '자유 암흑기'로 봤다. 세계사를 자유의식의 진보라고 결론냈다. 190년전 죽은 헤겔이 무덤에서 21세기 자유의 후퇴마저 정반합(正反合) 변증법적 귀결과정이라고 생각할까?
영국 왕정에 맞서 자유를 쟁취한 자유주의 족보가 찢어지고 있다. 그래도 윤석열 정부는 반(反)자유세력과 싸워야 한다. 공짜 점심이 없듯이 공짜 자유도 없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Freedom)는 선배 세대가 쟁취한 자유(Liberty)다.
윤 정부는 반자유주의 세력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워야 한다. 그런데도 화물연대 파업에 밀리고, 규제개혁 1호 사업이라던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방침을 서랍 속에 다시 넣고, 공공개혁에 브레이크를 걸 공기업 노동이사제를 허용했다. 이런 언행불일치의 반(反)자유시장 정책을 펼쳐선 안된다. 폭력으로부터 사적재산권 보호가 자유시장 경제의 핵심 가치다. 법과 원칙은 이럴 때 써야 한다.
진정 자유를 위한 종은 누구를 위해 울려야 하나. 목소리 큰 소수의 기득권(노동계와 이익단체)의 자유가 아닌, 침묵하는 다수의 이익과 인류보편적 가치·자유를 위해 울려야 한다.
정구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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