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이 암모니아로 청정수소를 만들고 SK루브리컨츠가 폐윤활유로 새 제품을 만드는 친환경 사업을 국내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 밖에도 농심 육개장 사발면과 같은 식품의 깨알같이 많은 정보표기를 QR코드로 간소화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대안상공회의소 샌드박스 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서면으로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 위 내용을 포함한 총 14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규제샌드박스란 신산업 · 신기술 분야에서 법·제도가 없거나 낡은 규제에 묶여 사업을 추진하지 못할 때 일정 기간 면제해주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이 밖에도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운영, 인천공항 입국 휠체어장애인 짐찾기 도움 서비스, 파워뱅크를 활용한 이동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 공유 자전거 활용 광고 서비스,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 등이 이번에 승인을 받았다.
롯데정밀화학이 승인을 받은 암모니아로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는 저장·운송이 쉽고 탄소도 배출되지 않는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 중 하나다. 미국, 일본, 호주에서는 적극적으로 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설비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어 제조허가·검사가 불가능하다.
심의위는 "탄소 배출 없는 청정수소 생산과 대용량 수소 생산·저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롯데정밀화학은 2025년 이후 국산 설비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가 신청한 폐윤활유로 새 윤활유를 생산하는 기술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자원 선순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석유사업법상 석유와 석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윤활유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었다.
또 제품의 용기·포장에 식품정보를 깨알같이 모두 표시하는 것을 QR코드(스마트라벨)로도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제품 포장에 핵심 정보를 큰 글씨로 넣을 수 있으며, 나머지 세부 정보는 QR코드로 볼 수 있어 가독성과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
이번 샌드박스 승인으로 농심, 매일유업, 샘표식품, 오뚜기, 풀무원녹즙, 풀무원식품 등 6개사에서 기존에 판매 중인 12개 제품에 QR코드가 도입된다. 품목은 확대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발전사업자가 천연가스 감압발전기나 양방향 전기차 충전기 등으로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인근 상가 등 전기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길도 열린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해외에선 되는데 국내선 안되는 사업이 있다면 샌드박스로 먼저 우회로를 뚫고 법령 개정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