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민생에 태풍 덮쳤는데
민주당, 尹대통령 검찰에 고발
여당은 새 비대위 놓고 자중지란
"정치 리더십 없이 불신만 쌓여"
민주당, 尹대통령 검찰에 고발
여당은 새 비대위 놓고 자중지란
"정치 리더십 없이 불신만 쌓여"
![[기획] 막가는 정치, 민생은 없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9/2022090602100163058001[1].jpg "[기획] 막가는 정치, 민생은 없다")
초거대 태풍 '힌남노'로 나라에 초비상이 걸리고, 고물가로 서민의 고통이 극심한 와중에 민생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행보다. '정치 실종, 민생 실종'으로 더 힘들어지는 건 민초들의 삶이다.
민주당은 이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윤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지난 대선 기간에 민주당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선수'로 가담한 이모씨에게 2010년 2∼5월 무렵 자신이 보유한 주식과 10억원이 든 신한증권 계좌를 넘겨 주가조작에 동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김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는 김 여사가 이씨에게 '일임 매매'를 한 것으로, 김 여사는 주가조작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윤 대통령 고발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대선 기간 중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소환 통보한 데 따른 물타기 성격이 짙다. 검찰은 20대 대선 선거법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일(9일)을 앞두고 지난 4일 이 대표를 소환 통보했다. 혐의를 받고 있는 허위사실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 △특혜의혹이 불거진 성남 백현동 개발부지 용도변경 경위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협박했다"고 발언한 의혹 △대장동 공공개발을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성남시 의원들이 막았다는 발언 등 세가지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소환일을 하루 앞두고 맞불 작전을 의도함을 모르는 바 아니나 '아니면 말고', '일단 지르고 보자'는 속내가 훤히 드러난 정치 공세는 금도를 한참 넘었다"고 성토했다. 그는 그러면서 "위기의 경제 앞에 민심을 등지고 당 대표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유린하려는 민주당을 국민께서 똑똑히 지켜보고 계심을 부디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김 여사는 '친문 검찰'에서 정말 먼지 털듯 턴 것 아닌가. 주가조작을 10년씩 하는거 봤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선 후보로 나섰던 사람이 선거법 위반에 대해 당연히 조사받아야 할 일을 김 여사하고 왜 연관을 짓나. 소가 웃을 일이고 민주당 유전자는 '물귀신 작전'의 유능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정부·여당과 전면전에 돌입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아직도 내홍 중이다. 대선 이후 4개월 가까이 여당으로서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기 위한 당헌 개정을 마쳤다.
오는 8일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를 잇따라 열어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인선을 완료, 추석 전 새 비대위 출범 준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선 주호영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다시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100일간은 역대로 국정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때 국정 주요 과제들이 결정되고, 집권기간 중 어떤 정책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청사진과 액션플랜이 나왔다. 하지만 윤 정부 들어선 행정부만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민간 활력을 되찾기 위한 2023년 예산과 세법 개정, 징벌적인 세금을 줄여주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나라빚을 줄이기 위한 재정준칙 등 윤 정부 주요 국정과제는 거대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라는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태풍까지 몰려와 또다시 수해 피해가 우려되고, 물가는 추석을 앞두고 치솟고 있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청구서로 전기와 가스 요금은 또다시 인상이 불가피하고, 빵 및 곡물, 육류, 호박 배추 등 채소류, 갈비탕 자장면 김밥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는 상황이다. 2003년 태풍 '매미'때 경제성장률은 0.2~0.3%포인트 하락했다. '힌남노'는 올 성장률을 더 낮출 것이다. 인플레이션하에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프랑스의 정치철학자인 토크빌은 '다수의 지배'를 뜻하는 민주주의가 빠지기 쉬운 비민주적 함정을 '다수의 폭정'(Tyranny of Majority)이라 했다. 미 MIT대의 애스모글루 교수(경제학)는 "결정적 분기점에 있는 사회에서 정치권력이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채 자신의 권력유지에 집착할 때 경제의 실패가 따르고 결국 국가가 실패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딱 맞는 말이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학)는 "지금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이재명 소환) 거기에 관심이 쏠려 있다"며 "지금처럼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정당 정치가 위기인 적이 없었다. 정치에서 어떤 리더십도 찾아볼 수 없고, 결국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실망 좌절만 쌓여갈 뿐이다"고 말했다. 이준환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자연재난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여야간에 정치 공방만 벌이면 국민들로선 기댈 곳이 없다"고 밝혔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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