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반도체측정장비팀장
![[포럼] 반도체 측정기술로 기술자립화 도전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9/2022090602102369660003[1].jpg "[포럼] 반도체 측정기술로 기술자립화 도전한다")
반도체는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며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컴퓨터, 그리고 자동차까지 반도체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각 산업 분야마다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오랜 시간 반도체 강국으로 군림해온 우리나라지만, 거의 모든 반도체 장비를 외국에서 수입한다는 고민도 함께 가지고 있다.
기존의 반도체 산업에서는 공정기술의 고도화에 방점이 찍혔다면, 근래에는 극한의 공정기술 고도화에 따라 측정기술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소자가 3D 고종횡비 구조로 적층화되고 있고 나노미터 수준의 선폭으로 극미세화되며 기술의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공정이 어려워진 만큼 결함과 불량, 생산성에도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바로 여기에서 측정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반도체측정장비팀은 공정에서의 불량과 결함 등을 측정, 분석 및 예측할 수 있는 센서와 장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측정장비팀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첨단 소자 제조 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실시간 공정진단 센서와 공정 결과물의 광학물성 측정기술을 연구개발한다. 실시간 공정진단 센서 기술은 플라즈마의 밀도, 오염입자의 크기 분포, 웨이퍼형 온도 센싱, 공정가스 측정센서 등을 연구하는 것인데 공정이 미세해지며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플라즈마 측정 분야만 보더라도 그동안은 실시간 비간섭식 플라즈마 측정기술이 없었던 탓에 간접 센서를 활용한 공정을 진행하며 기술적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KRISS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준기급 플라즈마 측정기, '평판형 컷오프 센서'를 개발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웨이퍼가 올려진 상황에서도 플라즈마 밀도와 균일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현재는 이 기술을 반도체 부품 장비와 센서기업에 기술이전을 완료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측정장비팀은 진공 환경에서 발생하는 오염입자의 크기와 개수를 분석하는 오염입자 측정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KRISS에서 개발한 진공펌프 종합성능평가 인프라를 활용해 진공펌프의 연구개발 단계뿐 아니라 양산 단계에서 개발품의 객관적 성능평가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자립화에 기여하고 있다. 진공펌프 종합성능평가 인프라의 경우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배기속도 고도화에 맞추어 최대 분당 7만 리터급 펌프 성능평가 인프라를 분당 10만 리터급 이상의 대형 진공펌프도 평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고도화해갈 예정이다. 또한 KRISS는 광학물성 측정분석 분야에서 다파장 데이터까지 인증된 박막두께 표준물질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반도체칩의 박막두께를 측정하는 장비가 제대로 된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기준점이 되는 물질이다.
이렇게 연구 개발된 기술들은 국내 칩메이커와 측정분석기기 주체들과 함께 공정진단, 공정측정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유관 산업계에 표준보급과 측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패권시대에는 기술력이 곧 국력이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기술전쟁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평가기술 체계를 만들고 센서를 만들어서 결국에는 우리나라 산업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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