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원장 수락 발표한 권성동 "의총 75명 의원 박수 추인, 김웅 반대"
김웅 "저 말고 반대 있어, '박수의힘' 당 아냐" 허은아 "왜 1명 반대라는지"
주호영·박주선 등 거절 끝 '독배' 든 鄭 "權 네번 제안해와, 보수는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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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비대위원장 선임 작업을 해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정 부의장을 모시기로 의총에서 결정했다"면서 "의원 75명이 참석했고 박수로 추인했다"고 전했다. 또 "김웅 의원이 명시적으로 반대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승민계' 출신의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박수 치지 않은 의원들이 많았다. 저 말고 명시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힌 분도 있다"면서 "우리 당은 '박수의힘' 아니다"고 반발했다. '반대하려면_순발력이_필요함'이라는 문구에 해시태그(#)를 달아 강조하는 것으로 의총 결론을 비꼬기도 했다.
전임 '이준석 지도부'에서 두번째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히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찬성하면 박수를 치라'고 했다. 상당수 의원이 박수를 치지 않았고, 저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며 "명시적으로 2명의 의원은 큰 소리로 반대했는데 왜 1명만 반대 의견을 냈다고 했을까"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에 새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할 당시 제일 처음 떠오른 인물이 정 부의장이었다"며 "정 부의장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고사해 외부(인사)로 방향을 돌렸는데 접촉한 외부 인사께서 '우리 당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르는 당에 와서 비대위원장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완강하게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다시 정 부의장과 통화하고 세번이나 방에 찾아가 설득했다"며 "'당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의원들의 신임을 받아 부의장까지 하는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좀 도와주셔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고 계속해서 설득했더니 4년 동안 끊었던 담배도 피우면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다가 조금 전 세번째 찾아갔더니 마지막에 승낙해주셨다"고 전했다.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겸직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과거에 국회부의장을 하면서도 비대위원장을 역임한 전례가 두 번 있다. 우리 당헌·당규에는 비대위원장 조건에 제한 규정이 없다"고 답했다. 정 부의장이 지난 6월 이준석 당시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강행을 '자기정치'로 비판하며 설전을 벌인 것에도 위원장 자격과 연결짓는 시각을 거부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 행태에 당원 누구나 비판할 수 있다. 비판했다고 해서 비대위원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이 전 대표 입장에서 본 것"이라고 했다. 정 부의장이 함께 '윤핵관'으로 분류돼왔다는 지적엔 "당원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고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 걸 갖고 윤핵관이라 평가할 수 있나"라고 선 그었다.
정 부의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비대위원장직 수락 입장을 밝히고, 기자들을 만나 "권 원내대표가 네번째로 저한테 제안을 해서 수락했다"며 "이게 축배라면 거절하겠는데 독배니까 계속 거절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보수당 아니겠나. 보수는 책임이다. 우리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일까지 완료해야 할 비대위원 인선이나 '혁신형이냐 관리형이냐' 비대위 운영 방향 등에 대해선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효력정지 추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이 전 대표와의 직접 대화나 만남 여부에 대해선 "계획이 잡혀 있진 않지만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며 "제가 23년간 통섭(通涉)의 정치를 해왔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또 "제가 그렇게 모난 사람이 아니다. 아무튼 우리가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건 선택사항이 아니라 당위문제라 생각해 제가 수락한 것이고, 윤석열 정부 성공시키는 건 대한민국 내일을 열기 위해서"라며 "(이 전 대표와 만난다면) 그 지점을 놓고 우리가 한번 같이 고민해볼 수 있겠다"고 에둘러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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