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디지털뉴스부장
![[DT현장] 거세당한 신장위구르의 눈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9/2022090802102269073001[1].jpg "[DT현장] 거세당한 신장위구르의 눈물")
19세기 이후 숱한 전쟁과 독재, 소수민족과 피정복자에 대한 차별이 횡행하던 현장에서 수용소 시스템은 각광받았다. 역사는 나치 독일의 수용소, 소련 통치기 강제노동 수용소인 '굴라그'를 기억한다. 우리 현대사에서도 악명높던 부랑자 강제수용소인 형제복지원도 그와 유사한 형태다.
여기에 중국의 국가적 규모의 수용소를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신장위구르자치구 이야기다. 신장은 위구르족 등 중국 내 소수민족 110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중국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된다. 사실상 거대한 수용소다. 중국은 '갱생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직업교육훈련센터(VETC)', '재교육영(營)' 등에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강제 구금했다. 무려 100만여명에 달한다. 이 자치구 인구의 10분의 1이 수용소에 들어갔거나 다녀왔다. 경악스럽다.
중국이 극구 부인해온 이 시설들은 푸코가 직관한 수용소 기능을 완벽히 수행하는 곳이다. 중국은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중국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주입하고 그들의 문화와 언어, 종교를 지우는 정책을 가열차게 추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로 잠시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신장위구르족 사태가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유엔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심각한 수준의 인권탄압이 벌어졌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그것도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 대표가 4년 임기를 끝내는 마지막 날 임기 종료를 불과 13분 앞두고 전격 공개했다. 그만큼 중국의 반발이 극심했다.
보고서엔 각종 끔찍한 고문과 성범죄 등 온갖 종류의 가학행위가 낱낱이 기록됐다. 사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고 충격적이다. 위구르인을 상대로 갖가지 고문 테스트가 이뤄졌다. 고문 기계 한 가지만 살펴보자면 '타이거(Tiger) 의자' 라는 게 있다. 족쇄와 수갑이 달린 강철의자에 수감자의 사지를 묶어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지독한 고통을 느끼도록 한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한다. 위구르족 언어는 사용해선 안 되고, 이슬람교에서 필수인 기도 등 종교행위도 금지됐다.
수용소에서의 인권유린은 여성에게는 더욱 가혹했다. 강제로 옷을 벗게 하고 카메라가 없는 곳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했다는 증언도 부지기수다. 암암리에 낙태와 불임 수술까지 시행한다고도 알려졌다.
수용소의 운용지침도 백일하에 드러났다. 끌려온 이들은 최소 1년간 수용시설에 갇혀 있어야 했다. 강제로 구금된 이유도 '설마' 싶을 정도로 황당하다. 민감한 국가에 다녀왔다며, 불법적인 설교를 한다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모인다는 것도 수용소행의 이유이기도 했다. 이들은 잠재적 테러범으로 규정됐다. 세계에서 가장 정밀하다는 중국의 안면·음성 인식 기술과 휴대전화 앱으로 철저히 감시받고 있다.
국제사회가 날을 세우며 비판해도 중국은 결코 물러설 기미가 없다. 신장자치구가 갖는 핵심이익을 결코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장위구르 면적은 166만 평방킬로미터로 중국 전체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한반도의 약 8배 규모다. 워낙 땅이 넓어 사막 주변의 오아시스 농업지대와 초원지대의 비옥한 농토가 곡창지대를 이룬다.
신장지역은 또한 자원의 보고다. 석유는 중국 총 매장량의 30%, 천연가스는 34%, 석탄은 40%가 이 지역에서 나온다. 산림자원도 풍부하다. 중국은 핵실험도 이곳에서 한다.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몽골,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방위전략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 지역에 사는 위구르족의 비애일까. 그들은 이젠 인구 900만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드넓은 땅에 1000만명도 안되는 위구르족이 한족과 섞여 살고 있어 독립의 구심점을 형성하기도 어렵다. 중국은 그들의 독립의지를 철저히 잘라내고 있다. '감시와 처벌'이라는 수용소 시스템을 통해서다. 이런 비운의 민족이 또 어디에 있을까.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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